[금융그룹 통합감독]현대重·태광·KT, 시범 감독 대상서 왜 빠졌나?

同宗금융그룹·자산 5조 미만 기업 제외

현대重, 자산 기준 넘지만 同宗그룹 해당

태광·KT, 자산 적어 시범 대상에서 빠져

향후 제도 운영 성과 따라서 포함될 수도

정부가 5조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복합금융그룹 대상으로 금융그룹 통합감독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당초 시범 감독 대상 후보군으로 분류됐다가 포함되지 않은 기업들의 명단 제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31일 ‘금융그룹 통합감독 도입 방안’을 확정·발표하고 올 하반기부터 모범규준에 따른 통합감독체계를 5조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복합금융그룹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여·수신, 보험, 금융투자 등 2개 이상의 업권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금융그룹 중 자산이 5조원을 넘는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미래에셋금융그룹, 교보생명그룹, DB그룹 등 7개 그룹이 통합감독 시범 시행 대상으로 지정됐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이들 기업 외에도 몇 개의 기업이 통합감독 시범 대상으로 꼽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보군으로 분류된 기업은 현대중공업그룹, 태광그룹, KT 등이었다. 이들 기업은 모두 금산복합그룹으로 복수의 금융 계열사를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그룹이 시범 대상에서 빠진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금융당국이 정해놓은 시범 대상에 이들 그룹의 여건이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하이자산운용, 현대선물 등 3개의 금융 계열사를 보유한 현대중공업은 금융자산이 5조2000억원에 이르지만 3개 계열사의 업권이 모두 금융투자업으로 분류돼 있어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이번 시범 대상에서 동종(同宗)금융그룹은 적용 대상이 아니다.

흥국생명, 흥국화재, 고려저축은행, 흥국증권 등을 운영하는 태광그룹과 BC카드, KT인베스트먼트, 스마트로, 브이피 등을 보유한 KT는 복합금융그룹이기는 하지만 자산총계가 기준에 도달하지 못해 시범 대상에서 빠지게 됐다.

이들 기업은 통합감독 시범 대상에서 빠지게 돼 다른 기업에 비해 규제의 강도가 강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무작정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정부도 이번 체계 도입을 처음으로 시행하는 만큼 우선 필요최소한의 범위로 시작한 뒤 향후 제도 운영 성과를 봐가며 감독 대상의 확대여부 등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향후에는 이들 그룹도 통합감독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이들 그룹도 다른 그룹의 감독체계 이행 상황을 봐가며 그룹 내 자본적정성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