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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 구긴 최흥식 ‘마이웨이’···KB·하나 표적검사 부인(종합)

체면 구긴 최흥식 ‘마이웨이’···KB·하나 표적검사 부인(종합)

등록 2018.02.20 18:14

수정 2018.02.21 07:36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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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 실추 지적에 ‘갈 길 가겠다’임직원 자녀 우대 채용 관행 제동한국GM, 의혹 있는데 확인 제한이건희 차명계좌는 코스콤서 확인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하나금융지주의 회장 선임 절차 강행으로 체면을 구긴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20일 “감독당국으로서 역할을 계속 할 것”이라며 ‘마이 웨이(My way)’를 선언했다. 지배구조를 문제 삼아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를 표적으로 채용비리 검사를 진행했다는 주장 역시 일축했다.

군산공장을 폐쇄키로 한 한국GM 문제와 관련해서는 의혹 확인에 한계를 드러냈다. 과징금 부과 문제가 불거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는 코스콤을 통한 우회 접근법을 택했다.

최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하나금융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일정 연기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 감독당국의 권위가 실추됐다는 지적에 대해 “그 사람들(하나금융)이 권위를 인정 안 하는 것”이라며 “감독당국으로서 역할을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금감원은 하나금융에 채용비리 검사 일정 등을 감안해 회추위 일정을 미뤄줄 것을 요구했으나 하나금융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 원장의 이번 발언은 금감원의 권위, 자신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은 하나금융에 대한 불편함을 표시하는 동시에 일종의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받은 하나금융과 KB금융을 겨냥해 채용비리 검사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그런 추측을 하지만 검사팀을 믿는다”고 선을 그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은행권에 대한 검사를 통해 채용비리가 의심되는 5개 은행의 사례 22건을 적발했다.

의심 사례는 KEB하나은행이 13건으로 가장 많고 KB국민은행과 대구은행 각 3건, 부산은행 2건, 광주은행 1건이다. 특히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이른바 ‘VIP 채용 리스트’를 작성해 각각 55명, 20명에게 특혜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으로부터 검사 결과를 넘겨받은 검찰은 해당 은행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최 원장은 “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국책은행, 외국계은행을 빼면 11개가 남고 그 중 5개가 걸린 것이다. 우리는 가서 조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채용비리가 나와 검찰에 넘긴 게 전부”라고 말했다.

지배구조 문제와 관련해서도 “지난해 추석 회추위가 열렸고 잘 체크하라고 했다”며 “타이밍이 그렇게 된 거지 목적을 갖고 그런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금감원은 지배구조 상시감시팀을 통해 사외이사 선임의 적절성 등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금융사에 상주하는 상시검사역 제도 도입도 검토 중이다.

최 원장은 “지배구조 상시감시팀을 만들 것”이라며 “금융사가 사외이사를 잘 뽑고 있는 지 등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계속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시검사역 제도 도입은 검토하는 중”이라며 “상시감시팀이 있으니까 일단 작동해보고 제대로 작동 안 될 때 시행을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이 은행에 이어 제2금융권 채용비리 점검에 나선 가운데 최 원장은 임직원의 자녀를 우대하는 일부 은행의 채용관행에도 제동을 걸었다.

최 원장은 일부 은행이 신입행원 채용 시 임직원 자녀를 우대하는 것도 문제가 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가능하면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느 지방은행은 아예 15%씩 가점을 주는데 그런 것은 없애도록 권고사항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현재 금감원 홈페이지의 ‘불법금융신고센터’ 내 ‘금융부조리신고’를 통해 채용비리 관련 제보를 접수 중이다. 제2금융권은 지배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아 은행에 비해 민간회사의 성격이 강한 만큼 우선 내부 고발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최 원장은 “제2금융권도 신고센터를 만들어 신고가 들어오고는 있는데 초기라 많지는 않다”며 “은행권 채용비리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오면 모범 실천 방안을 만들어 제2금융권에서도 준용토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최 원장은 사실상 한국시장 철수에 나선 GM을 둘러싼 의혹 해소에 현실적 제약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최 원장은 “‘대출금리가 높다’, ‘매출원가가 높게 했다’ 의혹만 있는 상황인데 우리가 볼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며 “(한국GM의) 회계는 실무진들이 봤는데 신통치 않다. 관세 같은 건 회계장부에 안 나오기 때문에 볼 수 있는 범위가 좁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감리를 하려면 증권선물위원회 요청을 받아야 한다”며 “경영 전반을 봐야 하는데 들여다 볼 수 있는 게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GM의 지분 17%를 보유한 2대 주주 산업은행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최 원장은 수조원의 적자가 쌓이는 상황에서 임원진이 성과급을 챙길 때 산은이 역할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답을 피했다. 산은이 지난해 10월 소멸된 비토권을 GM 측과 협의해 연장하거나 준하는 요구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에도 “산은도 당연히 고민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와 관련해서는 증권사들이 코스콤에 위탁해 남은 거래원장 등에 기대를 걸었다.

최 원장은 “(거래원장 등을) 자체적으로 갖고 있지 않아도 코스콤에 위탁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대한 (차명계좌를)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전날 이 회장의 과징금 부과 대상 27개 계좌가 개설된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4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거래명세와 잔고 등을 확인하는 검사를 시작했다.

이는 지난 12일 법제체의 유권해석으로 이 회장의 차명계좌 27개가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됨에 따라 과징금 부과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1993년 8월 금융실명제 시행일 금융자산을 재차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실시한 점검을 통해 이 회장의 차명계좌 중 27개가 금융실명제 시행 이전 개설됐으나 관련 자료가 폐기된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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