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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하나금융 갈등 최고조···최흥식에 불어닥친 ‘채용비리 역풍’

금감원-하나금융 갈등 최고조···최흥식에 불어닥친 ‘채용비리 역풍’

등록 2018.03.12 05:34

수정 2018.03.12 07:31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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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채용비리 의혹 번지자 입지 흔들 비판 여론도 확산 “감독당국 수장에 배신감” 김정태 연임 10여일 앞둔 하나금융의 반격? ‘지배구조-채용비리’ 갈등, 새로운 국면으로

금융감독원, 채용 프로세스 공정성 확보 및 임직원 비위행위 근절방안.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금융감독원, 채용 프로세스 공정성 확보 및 임직원 비위행위 근절방안.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의 채용비리 의혹이 번지면서 금감원과 하나금융그룹 사이에 다시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김정태 회장의 3연임’과 ‘은행권 채용비리’ 등으로 충돌해온 이들의 불편한 관계가 새 국면을 맞은 것이다. 이번에 타격을 입은 쪽은 하루아침에 의혹의 당사자가 된 최흥식 원장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KEB하나은행 측에 2013년 당시 채용과 관련한 점수조작이나 기준 변경이 있었는지를 확인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이는 최흥식 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인 5년 전 지인 아들의 하나은행 채용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 측은 이번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과거의 채용 자료가 남아있다면 조속히 사실 여부를 밝혀달라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은행권 채용비리 문제를 지적해온 최 원장으로서는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 것을 우려해 정면돌파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최 원장은 하나금융 사장 재임 중 대학 동기로부터 자기 아들이 하나은행 채용에 지원했다는 전화를 받고 담당 임원에게 그의 이름을 건넸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지주 회장은 김정태 회장, 하나은행장은 김종준 행장이었다. 현재 최 원장 동기의 아들은 현재 하나은행 모 지점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해당 지원자가 합격선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최 원장의 추천으로 합격했는지 여부다. 일단 하나은행 측은 채용과정에서 개입이나 점수조작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입사 기록에서 점수조작 등 정황이 파악되면 최 원장을 향한 책임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최 원장 본인이 조사를 받을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자신이 인사청탁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도덕성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지난해부터 지배구조 문제로 김정태 회장 측을 압박해온 최 원장이 역풍을 맞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금감원에 거듭 시달려온 하나금융이 김 회장의 3연임 확정을 10여일 앞두고 반격에 나선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채용비리 검사 땐 2015~2017년 자료가 모두 삭제돼 복구하기 어렵다던 하나은행에서 2013년의 정보가 흘러나온 것도 석연찮은 부분으로 여겨진다. 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다.

사실 최 원장 취임 이후부터 금감원과 하나금융의 관계는 그리 원만하지 않았다. 최 원장이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연임’을 비판하면서 당시 3연임을 준비하는 김 회장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하나금융에 대한 실질적 조치에 착수하면서 양 측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지난해 12월 금감원이 하나금융 측에 내린 지배구조 관련 경영유의 조치,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 그리고 채용비리 검차 등이 대표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올 초에도 금감원은 하나금융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채용비리 현장검사로 KEB하나은행에서 13개의 정황을 파악해 검찰 수사를 의뢰했고 이를 빌미로 최종 회장 후보 선정을 앞둔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측에도 일정을 연기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여기까지가 김 회장 3연임을 둘러싼 금감원과 하나금융 측 신경전의 ‘1·2라운드’다. 당시만 해도 ‘금융회사 관행 개선’이란 명분을 쥔 금감원 측이 우위를 점한 듯 했다.

하지만 최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으로 ‘3라운드’를 맞은 현재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비록 이번에도 하나금융과 연관된 사안이지만 여론의 비판은 하나금융 측보다 돌연 채용비리 의혹에 휘말린 금감원장에게로 쏠리고 있다.

금감원 측은 최 원장의 행위가 단순한 ‘내부 추천’일뿐 ‘비리’로 규정하려면 점수조작 등 구체적 불법 행위가 수반됐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이 또한 금융감독당국의 해명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특혜채용 문제를 지적해온 금융당국 수장이 의혹에 연루됐다는 점에 사회 전반에서 배신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라면서 “최 원장 스스로 이번 사태를 직접 규명해 의혹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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