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사장 시절 친구 아들 추천해최 원장 “연락 와서 전달했을 뿐이다”금감원 “점수조작 등 부당합격만 적발”하나은행 VIP 리스트 6명만 부정채용
최 원장은 이날 금감원 안내자료를 통해 “하나금융 사장으로 있을 때 외부에서 채용과 관련한 연락이 와서 단순히 이를 전달하였을 뿐”이라고 이 같이 밝혔다.
최 원장은 하나금융 사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3년 대학 동기의 부탁을 받고 하나은행 직원 채용에 지원한 동기 아들의 이름을 하나은행 인사 담당 임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은 또 하나은행 측에 해당 지원자의 합격 여부를 발표 전 알려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지원자는 이후 하나은행에 입사해 현재 서울지역의 한 지점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친구의 연락을 받고 아들의 지원 사실을 전달한 것은 맞지만, 합격 여부에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는 게 최 원장의 입장이다.
그러나 금융권 안팎에서는 최 원장이 친구 아들의 이름을 인사 담당 임원에게 전달한 것 자체가 청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담당 임원 입장에서는 지주사 최고위 경영진인 최 원장의 언급이 청탁이나 강압으로 느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금융권 채용비리 근절하겠다며 은행권에 이어 제2금융권으로 검사를 확대한 장본인이어서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하나은행 채용비리 적발 기준은 단순 추천이 아니라 점수 조작 등을 통한 부당 합격 사례라는 점을 들어 최 원장의 사례와 선을 그었다.
금감원 측은 “추천자 명단에 기재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추천 대상자 모두를 부정채용으로 본 것이 아니라 면접점수가 조작된 것으로 확인되거나 채용 요건에 부합하지 않음에도 기준 신설 등을 통해 부당하게 합격시킨 사례만을 적발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달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등 5개 은행의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검사 결과를 검찰에 넘겼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의 검사를 통해 은행들의 채용비리가 의심되는 사례 22건을 적발했다. 하나은행의 사례가 13건으로 가장 많고 국민은행과 대구은행 각 3건, 부산은행 2건, 광주은행 1건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일명 ‘VIP 채용 리스트’로 불리는 채용 추천인 명단에 기재된 55명 중 6명에 대해서만 부정채용으로 적발했다. 나머지 사례에 포함된 7명은 소위 서울 명문대 지원자 채용을 위해 면접점수를 조작해 합격한 이들이다.
하나은행 채용비리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 대상 시기는 2016년으로 최 원장이 친구 아들의 채용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2013년보다 3년 뒤다.
검찰은 현재 채용비리에 연루된 은행을 잇따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달 7일에는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하나은행 본사를 2차 압수수색했다.
한편 금감원은 은행에 이어 보험사와 증권사 등 제2금융권으로 채용비리에 대한 점검을 확대했다.
제2금융권은 지배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아 은행이 비해 민간회사의 성격이 강한 만큼 내부 고발을 유도하고 있다. 금감원 홈페이지의 ‘불법금융신고센터’ 내 ‘금융부조리신고’를 통해 채용비리 관련 제보를 접수 중이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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