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28일 사업 및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우선적으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으로 사업구조 개편에 나선 뒤 이들이 변경상장되는 7월말 이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기아자동차,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하고 있는 존속 현대모비스 지분 전부를 매입함으로써 순환출자 해소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주주인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주식 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현대글로비스 주식 처분 등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최소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양도소득세를 납부하게 될 전망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대주주 대상 과세표준이 3억원을 넘어설 경우 주식매각 소득의 27.5%(주민세 포함)를 양도소득세로 납부해야 한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려는 대주주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 개편 절차를 택함으로써 불필요한 소모성 논란을 최소화하고 현대차그룹의 재편 취지에 대한 진정성은 오히려 부각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그동안 재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일부 계열사의 투자 부문을 따로 분리해 지주회사를 만들어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지주사에 현물출자함으로써 그룹 전체 경영권을 유지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상위 회사 지분율 하락을 감수하더라도 대규모 세금을 내고 사회적 명분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을 택하면서 현대차그룹은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고 경영층이 자발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적법하고 정당한 지배구조 개편 방식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이번 개편안이 사회적 지지를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주주 및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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