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용 마이크·노타이 셔츠···탈권위 행보 눈길“변화 두려워 말자”···수출·해체 두마리 토끼 목표정부 안팎 적임자 평가···내부에서도 환영 분위기
지난 5일 경주시 양북면 한수원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제9대 한수원 사장으로 부임한 정 사장은 무선마이크와 노타이 셔츠차림으로 등장해 직원들과 눈높이를 맞춘 모습은 호평을 받을 만했다.
특히 소통을 강조하며 권위주의를 탈피한 모습은 신선했다는 평가다. 한수원 관계자는 “직원들과 소통을 우선시하겠단 느낌을 받았다”며 “소통과 혁신의 문화가 정착된 선진 조직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수원은 갈림길에 서 있다. ‘탈원전’을 내세우는 정부와 원전 운영이 주된 업무라는 조직의 정체성 사이에서 방향을 잡아야 한다. 한수원 관계자는 “지금 매우 중요한 시기인데 한수원은 최근 몇 달간 수장 공백기를 보냈다”며 “신임사장이 온 만큼 전 직원이 한마음으로 좋은 결과물을 가져올 때”라고 전했다.
정 사장은 취임식에서 “에너지 전환 정책은 60년 이상 충분한 시간과 여유를 갖고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전환하자는 것”이라며 “에너지 전환 정책 등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자”고 강조했다.
이어 “한수원이 세계적 에너지 종합기업으로 발돋움할 때”라며 “재생에너지, 원전 수출, 원전해체 역량 확보,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새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정 사장은 주요 경영방침으로 원칙 바로 세우기, 원전 안전 운영과 건설, 사회적 가치 실현, 미래 지향적이고 꿈이 있는 일 잘하는 조직 문화 등을 제시했다. 한수원의 대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그러면서 어떤 일이든 전력을 다해 임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뜻의 세종대왕 어록 ‘범사전치 즉무불성(凡事專治 則無不成)’을 인용해 “전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전력을 다하자”고 독려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정 사장 선임을 두고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신산업 확대를 추구하는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과감하게 실천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체코와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원전 수주를 위해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한수원의 사장 인선은 정부의 원전 수주 노력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신임 사장을 바라보는 평가는 나쁘지 않다. 정 사장은 정통 관료 출신이다.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상공부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해 지식경제부 대변인, 무역정책관, 산업경제정책관, 기획조정실장, 에너지자원실장, 산업경제실장, 차관보 등을 두루 역임했다. 직전에 산업기술진흥원 원장으로 산하기관 경험까지 쌓았다.
또한 산업부에서 잔뼈가 굵어 관련 업무에 정통하고, 에너지자원실장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의 원전 정책을 잘 이해하는 인물이다.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 정책을 과감하게 실천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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