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감리 강화와 유럽 경쟁심화 ‘겹악재’코스피 이전 후에도 공매도 공격 여전해주총서 ‘2조원’ 장밋빛 전망 제시했지만엔터사업 출자가 왠말이냐며 등돌리기도
6일 코스피시장에서 현재 셀트리온은 전일 대비 1.02% 하락한 에 29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코스피로 이사간 셀트리온은 지난달 초 코스피 200 편입을 앞두고 주가가 한 때 39만원을 넘게 찍기도 했는데 현 주가의 수준은 이전보다 4분의 1 가량 줄어든 셈이다.
앞서 지난달 7일 2대 주주인 테마섹이 블록딜을 통해 셀트리온 주식 1조원 가량을 처분하면서 주가는 당시 10% 넘게 빠졌다. 하지만 코스피 200 편입 호재를 앞두고 주가는 하루 만에 반등했다.
그러나 셀트리온 주가 조정기는 코스피 200 편입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편입 호재 약발이 떨어진 셀트리온은 이후 계속 조정을 받더니 마침내 30만원선까지 깨지게 된 것.
이번에는 금융감독원이 바이오회사 회계감리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인 데다 바이오시밀러시장 경쟁의 심화 가능성이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무형자산’으로 처리했는데, 이에 셀트리온 측은 지금까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100% 성공했기 때문에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유럽에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면 셀트리온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셀트리온이 여전히 공매도의 표적이 되고 있는 점도 주가 조정기를 길어지게 하고 있다. 공매도 세력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셀트리온은 기껏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옮겼지만 공매도 거래 비중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실제 셀트리온이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한 지난 2월 9일 이후 이달 2일까지 약 2개월 동안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13.77%로 집계됐다. 이는 이전상장 직전 20거래일(약 1개월) 동안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비중(16.84%)보다는 다소 낮지만, 이전 직전 1년 동안의 거래비중(8.37%)보다는 크게 높은 수치다.
물론 나름대로의 호재도 있었다. 유방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유럽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이러한 기대감에 셀트리온 주가는 지난 20일 1.1% 올라 32만원을 다시 회복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떨어지더니 최근에는 30만원에서 밑돌자 주가들은 하나 둘씩 지쳐가는 모습이다.
주가 조정기에 지친 셀트리온 주주들은 이젠 주주총회에 기대하기 시작했다. 지난 23일 열린 셀트리온 주총에서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의 판매법인인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올해 매출 2조 원을 내겠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 매출은 1조 원에 조금 못 미쳤는데 올해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하는 바이오시밀러 신제품 ‘허쥬마’를 통해 2배 넘게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올해 2분기부터 유럽지역 공공입찰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유럽판매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서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지만 주가에는 전혀 호재로 작용하지 못했다. 셀트리온 계열사들의 주가는 바이오주 투자심리 악화와 미국발 무역전쟁 우려로 약세를 보였다.
여기에 같은 날 서 회장이 셀트리온홀딩스 자회사인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에 300억원을 출자한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등 돌리는 일부 투자자도 있었다. 투자자 A씨는 "셀트리온 엔터같은 쓸데없는데 300억 투자하지 말고 주가관리나 해 달라"라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현재 셀트리온 주주들은 주가가 약세에서 생각보다 쉽게 벗어나지 못하자 공매도 규제와 투자심리 회복을 위한 집단행동을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주주들은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셀트리온 공매도와 관련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는데, 공매도의 실제 주체와 공매도 관련 투자자 보호 대책, 당국의 견해 등에 대해 금융당국의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8일에는 청와대 국민소통 게시판에 “셀트리온 공매도와 관련해 적법절차 준수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청원글을 올리기도 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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