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적체 해소 vs 문책성 인사 의견 엇갈려
정재훈 한수원 신임 사장은 지난 5일 취임과 동시에 처·실장급인 1급 고위직 간부 144명 중 11명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어 정 사장은 9일 현안부서 위주로 처·실장급 보직 이동 인사를 단행했다.
우선 정 사장은 홍보실장에 김형일 해외사업본부 해외수력실장을 임명하고, 윤상조 조직개발팀장실장을 지역상생협력처장으로 배치했다. 또 한장희 지역상생협력처장을 인사처장으로, 박상형 한울원자력본부 천지원전건설준비실장을 노무처장으로, 천용호 설비개선실장을 정비처장을 각각 이동시켰다.
이번 인사는 현안이 있는 부서 위주로 긴급하게 진행됐고, 회사 전체 정기인사는 향후 진행된다는 게 회사 측 공식 설명이다. 즉 누적된 인사 적체를 해소한다는 차원이다. 하지만 정 사장이 취임한 지 채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고위간부 상당수가 업무 배제된 상황은 마치 준비된 듯한 인상을 풍겼다. 특히 일부 처장은 직책이 없는 무보직으로 발령 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새 사장이 취임하면 일정 기간 업무를 파악하고 임직원 면담을 거쳐 인사 발령을 내는 게 일반적이지만 오전에 취임한 뒤 몇 시간 만에 고위간부 중 상당수를 대상으로 업무 배제 등 조치를 취한 건 이례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반대해온 한수원 내부 분위기를 바꾸고 새 정부 기조에 맞추기 위해 정 사장이 교통정리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견과 단순한 인사적체 해소 차원이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업계 관계자는 “인사는 사장의 권한인 만큼 그 배경에 대해서 내부에서도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며 “다만 이번 조치는 해고가 아니고 지난해 말부터 이관섭 사장의 퇴임 등으로 정기 인사가 많이 늦어졌는데 정기 인사를 앞두고 잠시 간격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에너지업계 전문가는 “아직 인사 면면이 확인되지 않았고 실제로 유능한 인사를 임명하고 인사적체 해소를 위한 것일 수도 있다”면서 “다만 한수원의 방향성이 앞으로 많이 바뀔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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