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회장은 18일 오전 서울 대치동 포스코 본사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
권오준 회장은 이사회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포스코의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변화가 필요하다”며 “열정과 능력은 물론 젊고 박력있는 분에게 경영을 넘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이사회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는 전날 권오준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갑자기 소집됐다. 권 회장은 오전 7시20분경 출근해 8시부터 진행된 이사회에 참석했다.
그는 “최근 포스코 50주년 행사를 준비하면서 미래를 생각했고 CEO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으로 언제 사임을 결심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지난 2014년 3월 3년 임기의 포스코 회장에 선임된 권 회장은 취임 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지난해 2014년 이후 3년 만에 연간 매출액 60조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 4조6218억원을 시현해 2011년 이후 6년 만에 최대 성과를 달성하는 등 포스코의 화려한 부활을 이끌었다.
지난 1일 포스코 창립 50주년 행사를 진두지휘했던 권 회장은 최근까지도 중도퇴진 의사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특히 지난 달 3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올해 경영계획 및 신사업 구상을 밝히는 등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도하차’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된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선임됐다는 이유로 지난해 정권교체 이후 안팎에서 용퇴론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주어진 임기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한 권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0년 3월까지였다.
한편 이날 임시이사회를 통해 권오준 회장 사임 안건을 처리한 포스코 이사회는 조만간 새로운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선임까지는 약 2~3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주현 포스코 이사회 의장은 “격론 끝에 권오준 회장의 결심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후보를 선정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오랜 논의 끝에 만든 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차기 회장 선임에 나설 계획”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 위원회를 소집해 자세한 일정과 절차, 선임 방식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고 강조했다.
다만 사임 이후에도 권 회장은 당분간 CEO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차기 회장을 선임하는 과정동안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권 회장에게 자리를 지켜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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