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생명 보유 전자 지분 처분 압박생명 지분 처분하면 전자 경영권 상실 위기블록딜 이후 삼성그룹 움직임에 관심 쏠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31일 장전 삼성전자 주식 2700만주(0.45%)를 총 1조3851억원에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매각키로 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공시를 통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위반 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에 대비해 10% 초과 지분을 미리 처분하는 것이다. 이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대한 법률(금산법)에서는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들이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10% 넘게 갖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 압박에 최소한의 성의를 보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라는 정부의 압박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를 문제 삼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삼성의 현 지배구조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삼성생명·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처분한 이번 조치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으로 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장에서는 여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사실상 이 부회장에게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가운데 양자택일하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번 삼성전자 주식 처분으로 지분율이 8.27%에서 7.92%로 줄어들게 됐다. 하지만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3% 이상 지분을 보유할 수 없게 된다.
삼생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4%가량을 처분하면 삼성전자의 경영권을 유지하기 어렵다. 삼성전자의 오너일가 및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지난 3월31일 기준 20.21%다. 보험업법 개정으로 삼생생명이 추가로 지분을 처분하게 되면 안정적인 경영권을 잃게 된다.
삼성전자는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삼성전자가 없는 삼성그룹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삼성생명의 전자 지분 처분 압박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당장 삼성생명을 포기할 수도 없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경영권을 위한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등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일반지주와 금융지주를 분리하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비용은 물론 결과도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쉽게 단행하기 어렵다. 특히 외국 투기자본들이 국내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훼방을 놓으면 자칫 그룹 전체가 흔들릴 위험도 존재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 처분 이후의 삼성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 부회장도 정부의 압박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만큼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재계에서도 이번 지분 매각은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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