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은 ‘백서’ 검토···기술적요소 등 ‘가치’ 판단개발자에게 직접 질문···백서 로드맵 검증할 것투자 스터디 카페 운영···일반인들과 정보 공유“충분한 공부 전까지는 절대 투자하지 말아야”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 손자병법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다. 이순신 장군은 이를 인용해 난중일기에 ‘부지피부지기(不知彼不知己)면, 매전필태(每戰必殆)다’라고 적었다. 적을 모르고 나를 모르면, 모든 싸움이 위태롭다는 말이다. 교육컨설팅업체 ‘발상의전환’의 조한준 이사는 가상화폐 투자에 앞서 이 구절을 반드시 마음에 새기라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나 조한준 이사는 “가상화폐 투자에서도 ‘가치투자’가 가능하다”며 “10번 투자를 하면 그중에 8번은 수익을 내야 투기가 아니라 투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처럼 당당할 수 있는 이유는 실제 이 원칙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조 이사가 말하는 ‘가치투자’는 주식시장과는 사뭇 다르다. 그는 “가상화폐시장에서의 가치투자는 투자 주기가 최대 1년을 넘지 않는다”며 “보통 몇 개월 주기로 특정 가상화폐 종목에 대한 매매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어떻게 이런 매매 양태를 가치투자라고 할 수 있을까. 조 이사는 “흔히 ‘주식시장의 1년은 가상화폐시장의 한 달과 같다’는 말이 있다”며 “그만큼 가상화폐시장의 변동성이 크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가상화폐시장은 변동성이 크지만 시장 전망에 대한 예측은 주식시장보다 오히려 쉽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조 이사는 “투자 실행에 앞서 반드시 할 일은 대상 코인의 ‘백서(White Paper)’를 꼼꼼히 검토하는 일”이라며 “주식투자에서도 상장 기업의 재무제표 등 기본적인 정보를 확인하고 투자 판단을 내리듯이 코인의 모든 정보를 담고 있는 백서를 먼저 꼼꼼히 검토하는 것이 코인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초”라고 강조했다. 이어 “백서조차 읽어보지 않고 투자할 바에야 도박을 하는 것이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서를 검토하면서 해당 코인의 ‘로드맵’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조 이사는 “백서에는 해당 코인을 통해 어떤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할 것인지 하는 기술적인 요소가 상세하게 담겨 있다”며 “ICO(가상화폐 공개)를 한 업체가 실제 백서의 내용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지 직접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조 이사는 직접 해당 코인의 SNS 단체채팅 등 발행 업체 임직원이 속해있는 커뮤니티에 참여하라고 말했다. 그는 “백서에 나와 있는 로드맵에 근거해 직접 개발자들에게 질문을 해보라”며 “기술적인 부분의 답변 수준이 낮다거나 ‘추후 확인해 보겠다’는 식의 책임감 없는 답변이 돌아온다면, 해당 코인에 대한 투자를 멈추거나 철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이사는 마케팅적인 요소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기술적으로 훌륭한 코인이어도 제대로 마케팅이 안 돼 소수만 해당 코인의 존재를 알고 있다면 시장에서의 가치가 저평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 이사는 “현재 마케팅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업체가 갑자기 180도 바뀌어 마케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일은 거의 없다”며 “저평가된 코인이 저절로 알려지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재빨리 매도하고 다른 코인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꽤 알려진 가상화폐 투자 전문가로 꼽히지만,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가상화폐에 ‘문외한’이나 다름없었다. 조 이사는 “작년 5월부터 직접 투자를 해보기 시작했다”며 “블록체인이란 기술에 관심이 많았고, 또 새로운 투자 자산으로서 가상화폐에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엄청난 투자금을 날리기도 했다”며 “주식시장과는 다른 매커니즘(작동원리)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수십 편의 해외 논문을 읽는 등 닥치는 대로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다른 투자 전문가 3명과 함께 가상화폐 투자 카페 ‘코린이가상화폐스터디’를 공동 운영하는 조 이사는 카페에서 투자 기법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며 ‘함께’ 돈 버는 재미에 빠져있다. 그는 “카페를 통해서 대기업 임원부터 유명한 미용업계 대표 등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며 “이들과 함께 투자 기술을 공유하고, 카페 회원들이 실제로 수익을 내는 모습을 보면서 상당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카페 이름에 ‘스터디’를 붙인 이유를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정보를 공유하면서 함께 공부해 나가는 카페를 지향하기 때문”이라며 “건전한 가상화폐 투자라는 선순환을 통해,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 데에도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이사는 “수많은 재테크 수단 가운데 가상화폐 투자만큼 수익률이 좋은 투자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역사가 오래된 주식시장은 성숙한 시장인 만큼 일반 투자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많은 반면에 가상화폐 시장은 미성숙한 신흥 마켓이어서 아직 일반인들에게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 가상화폐 시장에 대해 충분히 공부가 됐다고 느낄 때까지, 즉 어떤 임계점에 오르기 전까지는 절대로 섣불리 투자에 뛰어들지 말라”며 “가상화폐 시장은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투자처”라고 거듭 강조했다.
뉴스웨이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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