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는 평양 정상회담이 개최된 18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공동으로 ‘리커넥팅 아시아(Reconnectiong Asis) 콘퍼런스’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전문가들은 남북 간 철도 연결의 상징적 의미와 경제적 효과에 대해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은 “현재는 남북 간 경색으로 물류 혈맥이 막혀있으나 이미 연결된 서울-평양에 이어 트랜짓 포인트(환승지점)인 부산까지 철도가 연결되면 관련 국가들이 시간과 비용 면에서 큰 편익을 누리게 될 것”이라며 “여객이 아닌 화물운송은 당장도 가능한 만큼 신속한 합의가 도출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은선 CJ대한통운 포워딩본부장은 “철도물류가 항공 및 해상물류만큼 개발되면 사통팔달의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물류 산업에 강점이 있는 한국이 전 세계를 잇는 핵심적인 물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례로 현재는 미국 업체의 비타민 제품을 국내에 들여와 소수 국가로 항공을 통해 운송하지만, 철도가 연결돼 내륙으로 한 번에 들어갈 수 있게 되면 한국과 유럽 사이에 철로 인접 국가 64개국에 물건을 모두 배송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활용한 북방물류 사업을 이미 하는 현대글로비스도 남북 간 철도 연결 시 이 사업이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기대했다. 구형준 현대글로비스 전무는 “지금은 제품을 부산항에서 컨테이너선에 선적해 블라디보스토크로 운송하고 이후 TSR로 환적하는 구조인데, 나진-하산 쪽으로 철로가 뚫리면 바로 TSR 연결이 가능하므로 상당히 편리해지고 비용이 절감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북 경제 제재가 해제돼야 비로소 철로 연결을 비롯한 남북경협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리사 콜린스 CSIS 연구원은 “경제 제재가 이어지고 미국의 경제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현 상황에서는 어렵다”며 “북한 내에서 상당한 변화, 즉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는 한 제재는 해제되지 않고 경제적 참여는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나희승 철도기술연구원장은 “완전한 비핵화와 제재 해제가 한꺼번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비핵화 및 제재 해제 단계에 맞춰서 할 수 있는 경제 협력을 해나가고 지속적인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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