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경영 전통 이어온 녹십자에 감도는 이상기류現허일섭 회장 아들 허진성씨 핵심계열사 임원 꿰차 허진성씨 지분율 극히 적지만 경영권 물려줄 가능성↑故허영섭 전 회장 두아들 은철·용준 징검다리 역할만
이 같은 높은 외형성장의 이면에는 허영섭 전 회장 일가와 현 최대주주 허일섭 회장 일가간의 경영권 다툼의 불씨가 산재해 있다.
녹십자는 고 허채경 한일시멘트 창업주에 의해 탄생했다. 허 창업주는 경영난에 빠진 수도미생물약품의 대주주로 참여해 제약업계에 발을 들인 이후 1971년 사명을 녹십자로 바꿨다.
1978년에는 한국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 공개기업으로 전환했다. 2001년에는 현재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녹십자그룹의 지주사는 녹십자홀딩스로 지배구조 최정점에 위치하고 있다. 녹십자홀딩스의 최대주주는 허일섭 회장으로 11.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관계인을 합치면 48.44%의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다.
녹십자의 후계구도는 고 허영섭 회장이 2009년 갑자기 사망하면서 복잡해졌다. 고 허 전 회장은 창업주인 고 허채경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지금의 녹십자를 일궜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당시 허 전 회장은 녹십자홀딩스 지분 12.37%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유언장에 자신의 녹십자홀딩스 주식 56만주 중 30만주를 회사 관련 재단에, 나머지 26만주를 부인과 차남(허은철 현 GC녹십자 대표), 3남(허용준 현 녹십자홀딩스 대표)에게 물려주겠다고 밝혔다. 장남 허성수씨는 배제됐다.
이에 허성수씨는 유언이 어머니 정인애씨에 의해 조작됐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등 이른바 ‘모자의 난’을 일으켰지만 패소했다.
그 이후 허성수씨는 녹십자홀딩스의 주식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이에 허일섭 회장일가 역시 주식을 사모으며 오너일가 간의 신경전을 벌였다.
하지만 한때 1%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던 허성수씨는 꾸준히 지분을 매도하면서 현재는 0.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신경전은 일단락된 분위기다.
이렇게 후계구도가 허영섭 회장의 아들들인 허은철 대표와 허용준 대표로 굳어져가는 분위기속에서 허일섭 회장의 장남인 허진성씨가 핵심 계열사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다시 후계구도가 복잡해졌다.
올해 초 녹십자홀딩스 경영관리팀 부장이던 허진성씨가 녹십자바이오테라퓨틱스(GCBT) 상무로 승진했다.
GCBT는 녹십자의 캐나다 법인으로 혈액제제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로 해외진출의 전진기지이다. 혈액제제는 백신과 함께 녹십자의 핵심 사업영역이다.
허 회장의 장남인 허 상무가 핵심계열사 임원으로 경영 전면에 부상하자 승계구도가 허 상무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허 회장이 은철·용준 형제를 중용할 당시 허 상무는 20대의 어린나이로 두 조카가 경영권을 이어받을 준비가 될 때 까지 한시적으로 회사를 이끄는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허 상무는 녹십자홀딩스 지분이 0.51%로 많지 않지만 아버지인 허 회장이 11.67%를 보유하고 있어 상속여부에 따라 경영권 확보는 가능한 상황이다.
반면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2.51%,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대표는 2.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뉴스웨이 이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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