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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상장 콜라보···호반그룹이 둔 ‘신의 한 수’

합병·상장 콜라보···호반그룹이 둔 ‘신의 한 수’

등록 2018.10.10 09:31

수정 2018.12.03 06:09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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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 호반건설 상장전 호반과 합병 결정회사측 “기업 가치 극대화 등 당연한 수순”장남 김대헌 전무 최대주주 등극, 신의한수 중간지주 아닌 합병이 마무리···쌍끌이경영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사진제공=호반건설)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사진제공=호반건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이 계열사 호반건설과 (주)호반을 상장 전에 합병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신의 한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2세 승계 구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정부 규제도 피해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봤다는 게 주요 이유다.

일단 회사측은 이들의 상장 밸류를 높이는 등 기업 가치 극대화를 위한 당연한 수순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이들 합병으로 김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호반건설 전무가 합병 법인의 지분 절반 가량을 가져가는 만큼 2세 경영과 승계 등에도 방점을 두면서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거래위원회의 압박도 피하는 묘수를 둔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무엇보다 호반건설을 정점으로 (주)호반, 호반산업, 호반베르디움으로 이어지는 중간지주회사체제가 경영과 승계의 마무리가 아니었다는 의미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강수다.

때문에 합병과 상장 이후 지난 2013년 (주)호반(옛 호반건설주택)에 입사해 2세 경영 수업을 받은 김 전무에 힘이 실리며 김 회장과 쌍끌이 경영으로 그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10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시장에 표면적으로 드러난 합병 이유는 기업가치 극대화를 통해 상장 밸류를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호반건설과 ㈜호반이 합병하면 건설사의 평가 잣대인 시공능력평가 기준 10대 건설사로 발돋움할 정도로 몸집이 커진다. 여기에 상장 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인 당기순이익도 8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난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단순히 밸류를 높이기 위해서 합병을 택한 것이 아니라는 시각이 많다. 호반 일감몰아주기 등 공정위 압박 피해가기는 물론 가족중심의 경영을 하고 있는 호반가 김상열 회장이 김대헌 전무 등 2세 승계를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는 뜻이다.

실제 이번 합병비율(호반건설 1대 호반 4.5)에 따라 김 전무는 호반건설의 지분 116만2349주를 확보한다. 사실상 김 전무는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부친인 김 회장(29만663주)보다 무려 4배 가까이 많은 주식을 보유하게 되며 호반건설 주주로 이름을 올리는 동시에 최대주주가 되는 셈이다.

가업 승계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증여세에 대한 부담도 일정 부분 덜어내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관측이다.

2세 경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지난 8월 호반건설 사내이사 자리를 내려놓고 김 전무 회사인 (주)호반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액면상으론 호반건설이 호반을 흡수합병하는 것이지만, 실상은 호반건설 이사회엔 이미 김 회장은 물론 김 전무 등 호반가 가족들 이름을 속속 사라지고 아들 회사인 호반이 그룹을 이끌 예정이라는 의미다.

김 회장의 판단에 따라 향후 합병이나 상장 이후 김대헌 전무가 대표이사를 맡는 등 2세 경영도 속도를 낼 것으로 업계에서 보는 이유다.

사실 지난 4월 호반건설의 기업공개 방침 발표 당시만 해도 호반건설과 (주)호반의 합병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김상열 회장은 중간지주회사 등으로 자녀들에게 일찌감치 후계구도를 정리해놨기 때문이다.

그는 호반건설 기업공개 발표 이전에 계열사를 크게 호반건설, (주)호반, 호반베르디움, 호반산업(옛 호반건설산업) 등 4곳으로 나누고,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호반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3개 계열사를 자녀들에게 넘겼다.

(주)호반은 장남인 김대헌 전무, 호반베르디움은 장녀(둘째) 김윤혜 씨, 호반산업은 차남 김민성(셋째) 씨가 각각 최대주주다.

그러나 이번 장남 회사와의 합병 결정으로 장남인 김대헌 전무로의 승계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하는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김 전무는 지난 2013년 10월 호반건설주택(현 호반)에 입사한지 불과 5년만에 그룹의 정점에 올라섰다. 그는 현재 호반건설 미래전략실 전무로서 경영 일선에서 활약 중이다. 특히 올해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앞서 유연근무제를 골자로 한 '근무환경 개선'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김상열 회장이 M&A경영으로도 유명하지만 신중경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상장과 합병도 여러가지 그룹 여건과 승계 경영 등까지 감안해서 결정했을 것이다. 김 전무 나이가 아직 어린 만큼 김 회장 주도하에 2세 경영까지 가미되고 있다고 보면 될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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