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의 호반건설과 장남 회사 호반 합병동시에 상장까지 일사천리···가치제고 강조M&A부터 신규사업까지 다중포석으로 결행장남 회사 주목···지주회사 등 2세 승계 분석도
호반그룹 계열사이자 장남 김대헌 전무 회사인 호반(옛 호반건설주택)과 김 회장이 이끄는 호반건설을 합친 합병 법인을 내년 중 증시에 상장하기로 해서다.
회사측은 호반과 호반건설이 사업영역이 겹치는 만큼 상장과 합병 동시 추진으로 기업 경쟁력과 가치제고를 동시에 챙기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김 회장의 주무기인 M&A를 위한 실탄확보부터 신규사업 확대와 전국구 건설사로 10대건설로 도약하는 등 외형을 크게 확장하기 위한 다중포석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그의 장남이 최대주주이자 중간 지주회사격인 호반과 합병이라는 점에서 김대헌 전무로의 2세 승계까지 감안한 조치로 보는 견해도 적지 않다.
2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을 이끄는 김상열 회장은 사업다각화를 위한 M&A뿐만아니라 올초 대우건설 인수추진 등 대형건설로 퀀텀 점프하기 위한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호반과 호반건설, 호반산업, 호반베르디움 등 4개사 시공능력평가액 기준으로 5조1498억원으로 SK건설이나 HDC현대산업개발 등 10대건설사들을 압도한다.
그러나 각각 건설사들이 계열사로 나눠있다보니 정작 시공순위는 각각 13위와 16위 등으로 크게 밀려있다.
김 회장이 올해초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대우건설 인수에 나선 사실도 빅10진입과 외형에 걸맞는 그룹사도약 등 이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김 회장은 이번 호반과 호반건설 합병과 상장 동시추진으로 M&A와 신규사업 등 외연 확장에 본격 나섰다는 평가다.
실제 김 회장은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울트라건설, 여주 스카이밸리(CC), KBC광주방송 리솜리조트 등을 인수했지만 대우건설 등 대규모 M&A나 상장 등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으로 계열사 상장 자체도 이번이 첫 사례다.
호반 베르디움을 앞세운 주택사업에 진력하던 김 회장이 그룹 전체 사업 기조를 큰 틀에서 재편하고 있다고 봐야한다는 의미다.
송종민 호반건설 사장은 이번 상장 추진에 나서며 “상장 추진과 합병을 통해 개발, 운영, 건설사업, 레저사업 등을 아우르는 종합 부동산 개발업자(디벨로퍼) 지위를 견고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김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전무로의 2세 승계 등 김 전무 시대의 개막을 위한 드라이브를 건 것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이같은 일부 의도가 엿보이기도 했다. 김대헌 전무가 최대주주(51.42%)로 있는 계열사인 ‘호반건설주택’의 사명을 ‘호반’으로 바꾼게 대표적이다.
회사측에선 계열사명에 모두 건설이 들어가 헷갈린다는 이유를 들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장남 회사인 옛 호반건설주택을 호반이라는 지주회사로 대표성과 상징성을 부여하며 현재 중간지주회사가 아닌 호반 지주회사 체제로 가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해석하기도 한 것.
특히 이번 호반과 호반건설 합병으로 김 회장의 장남인 김 전무가 합병 법인의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호반건설의 최대주주는 김 회장으로 지분 29.1%를 보유하고 있고, 호반의 최대주주는 그의 큰 아들인 김 전무로 지난해 말 기준 51.4%를 갖고 있다.
합병법인명을 비롯해 합병 비율 등이 결정돼야 최대주주 등 지분 관계가 드러나겠지만 액면상으로만 봐도 합병법인의 최대주주가 김 전무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여서다.
회사 규모만 모더라도 김 회장의 호반건설은 지난해 매출 1조3000억원, 영업이익 1900억원을 기록했지만, 김 전무가 주인인 호반은 같은해 매출 2조6000억원과 영업이익 7900억원을 올려 덩치가 훨씬 큰 게 사실이다.
합병하면 호반이 호반건설을 흡수합병할 공산도 적지 않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호반그룹은 김 회장 오너 체제에서 그의 장남인 김 전무 체제로 2세 승계가 가능해진다는 일부 견해도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김 회장으로선 회사 규모의 경제가 필요했을 것이다. 대우건설 인수 추진이 바로 그의 고민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과 상장으로 내부적으로 규모를 키우면서 승계나 지배구조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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