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10년 후 실적 최악 ···기아차도 영업익 1173억스마트스트림·3세대 플랫폼·신규 디자인 신차 출시로 만회신흥시장 공략, RV 판매 증대 4분기 부터 수익성 회복 전망
우선 현대차는 주요 볼륨 차종의 신차 판매와 시장별로 탄력적 대응을 펼치기로 했다. 기아차 또한 최근 미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 출시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신형 K3의 판매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 25일 올해 3분기 ▲판매 112만1228대 ▲매출액 24조4337억 원(자동차 18조 6246억원, 금융 및 기타 5조8091억원) ▲영업이익 2889억원 ▲경상이익 3623억원 ▲당기순이익 3060억원 등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수요 둔화, 무역 갈등 우려 등 어려운 여건이 지속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브라질·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치가 전년 동기 대비 10~20% 가량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외부적 요인도 수익성 하락 원인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시장에서 도매 기준 전년 동기대비 0.3% 증가한 93만7660대를 판매했다. 중국을 포함할 경우에는 112만1228대로 전년 동기대비 0.5% 감소했다. 중국에서는 일시적 수요 감소로 판매가 하락했지만 지난 9월까지 누적판매로는 전년동기대비 14.7% 늘어난 56만1152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싼타페 등 신형 SUV 판매 호조 지속에도 불구하고 영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1.4% 줄어든 17만1443대를 팔았다. 매출액은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자동차 부문 매출이 소폭 감소했지만, 금융 등 매출이 성장세를 나타내며 24조433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대비 1.0% 늘었다.
매출원가율은 브라질 헤알화 환율이 원화대비 전년동기보다 20.4% 감소하는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 큰 폭으로 약세를 보인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IFRS 기준 변경으로 수출비 계정이 매출원가로 재분류 되어 전년 동기대비 2.8% 포인트 높아진 84.9%를 보였다. 영업부문 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영업이익이 크게 낮췄다. 월드컵 마케팅 활동 확대 및 에어백 제어기 리콜, 엔진 진단 신기술(KSDS) 적용 등 일시적 비용 요인이 발생하며 전년 동기대비 8.6% 증가한 3조4036억원을 나타냈다.
기아차도 26일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갖고 3분기 매출액 14조743억원, 영업이익 11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0.2% 하락했다. 영업이익과 경상이익,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했지만 지난해 3분기 통상임금소송 패소에 따른 충당금 반영으로 적자를 냈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저조한 실적이다. 양사 모두 시장 예상치의 3분의 1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이다.
현대차는 8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됐지만 2889억원에 머물렀다. 기아차 또한 3000억원대 중반 영업이익이 예상한 시장의 기대가 무너지고 1173억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양사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현대차가 1%대를, 기아차도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양사 모두 세계 양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의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사태 여파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중국 소비자들의 자국제품 선호 분위기에 현대기아차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미국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업제들간 경쟁 심화로 점유율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주력 모델들의 노후화도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안고 있는 문제다.환율 악재도 큰 타격이었다. 원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주요 신흥국 통화까지 약세를 보이면서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품질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것도 3분기 실적 악화의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에어백 제어기 리콜과 엔진 진단 신기술(KSDS) 적용 등으로 비용 부담이 컸다.
특히 KSDS 관련 비용의 경우 현대차가 5000억원, 기아차가 2800억원을 부담했다. 이들 비용을 제외하면 양사의 영업이익이 대략 시장 컨센서스와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어닝쇼크의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들 비용은 향후 품질 관련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예방적 비용’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향후 실적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무역갈등 고조에 따른 글로벌 교역 부진과 선진국의 긴축기조 지속 등으로 인해 자동차시장의 저성장이 심화되면서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역시 앞으로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저성장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양사가 내놓은 대응 전력은 신차 판매 확대, 신흥시장 공략 강화, 고수익 RV 판매비중 확대 등이다.
현대차는 주요 볼륨 차종의 신차 판매와 시장별 탄력적인 대응으로 4분기 판매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신형 싼타페 판매를 본격화하고 투싼 개조차를 출시하는 등 신형 SUV 중심으로 판매에 힘쓸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3세대 플랫폼을 순차 적용해 원가 절감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출 확대를 위해 국가별 대응 전략도 유연하게 펼칠 계획이다.
중국 시장에선 시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라페스타 등 전략 모델을 투입키로 했다. 현대차는 “중장기 강화전략으로 신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라페스타, 신형 싼타페 등 투입으로 판매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중국 상품 담당 조직을 부회장급으로 신설했는데 이는 중국 시장 턴어라운드 기회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디자인은 물론 가격과 라인업, 품질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확실성 높은 해외 시장도 전략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소비심리가 냉각된 터키의 경우 내수 물량을 수출로 전환해 수익성을 방어하며 인도 역시 신차 판매 모멘텀을 유지하되 수출 비중을 적극 조절해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는 러시아나 브라질은 할부금융 상품 강화 및 인기 차종 확대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국가별 위험요소와 시장별 효과적인 판매전략, 최적의 원가 구조를 유지함으로써 신흥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해 판매 내실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최근 미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 출시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주력 볼륨 모델 신형 K3의 판매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또 지난 4월 출시돼 국내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형 K9을 4분기 미국 시장에 투입하며 수익성 개선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고 러시아 등 신흥국을 공략하기 위한 현지 전략 차종 확대도 지속해나갈 방침이다. 기아차는 특히 내년 다섯 번째 해외공장이 가동되는 인도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기아차 인도공장은 지난해 10월 착공해 현재 87%의 공정률로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시험생산에 들어가 9월 양산을 개시할 예정으로, 이보다 조기에 양산에 들어갈 가능성도 높다. 고수익 RV 차종의 판매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도 나선다. 카니발, 쏘렌토 등 인기 모델의 공급 물량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니로 EV와 글로벌 주력 SUV인 스포티지의 상품성개선 모델 두 차종의 글로벌 판매 확대를 통해 RV 판매 비중을 꾸준히 높여나갈 계획이다. 중국에서도 지난 4월 출시돼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준중형 SUV 즈파오와 최근 출시된 소형 SUV 이파오를 앞세워 판매 확대 및 수익성 향상을 동시에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주요 볼륨 차종의 신차 판매 확대와 시장별 탄력적인 대응을 통해 4분기 판매 증가세 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양사 모두 경쟁력 있는 신차와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확대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현재의 위기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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