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임기 만료에 인사향방 촉각 ‘호실적’ 이대훈 행장은 ‘연임 유력’ 위성호, ‘신한 사태’ 재부상이 변수? 함영주, ‘연임’ 가능성도 관심사로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은행장의 연임 여부를 판단할 금융그룹의 인사 작업이 내년초까지 속속 이어질 예정이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의 경우 오는 12월31일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내년 2월,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내년 3월 각각 임기가 끝난다.
그 중 연임이 가장 유력한 인물은 이대훈 행장이다. 농협은행의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글로벌 부문과 디지털금융 등 그룹 중점 사업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실제 농협은행은 올 3분기까지 누적 9333억원(농업지원사업비 포함 1조9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이며 연간 순이익 ‘1조원’ 달성에 성큼 다가섰다. 이 행장이 목표치로 제시한 순이익 7800억원은 이미 넘어선 상태다. 또 지난 9월엔 첫 ‘해외 현지법인’ 인수 사례인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를 성공적으로 출범하며 해외에서도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대훈 행장의 연임을 점치는 또 다른 이유는 1년에 불과했던 그의 임기가 다른 행장에 비해 현저히 짧았다는 점이다. CEO의 임기가 짧으면 장기적인 경영전략을 세우는 데 제약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이에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도 자회사 CEO의 임기가 짧다며 개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농협금융은 CEO의 임기 만료 40일 전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해야 한다는 내부 규범에 따라 오는 16일 첫 회의를 열고 인사 방향을 논의한다.
위성호 행장 역시 임추위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것엔 대체로 이견이 없으나 수면 위로 재부상한 ‘신한 사태’가 관건이다.
불과 지난달까지만 해도 외부에서는 위 행장이 무난히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리딩뱅크 탈환’까지는 아니어도 신한은행이 3분기까지 1조9165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회복하고 있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또한 모바일 플랫폼 ‘신한 쏠’의 안착과 해외사업 부문의 약진, 서울시금고 유치 등 위 행장의 공적이 부각된 측면도 있다.
하지만 검찰이 ‘신한 사태’를 다시 들여다보려는 움직임을 취하면서 신한금융 인사의 향방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 됐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 6일 ‘신한 사태’와 관련해 위 행장 등 재판 과정에서 위증한 것으로 보이는 전·현직 임직원 10명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권고했다. 이날도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검찰에 수사 촉구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함영주 행장의 ‘연임’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 2015년 옛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통합 이후 초대 은행장을 맡은 그는 내년 2월 두 번째 임기를 마무리 짓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함 행장 역시 은행의 실적 행진과 통합 작업을 이끌었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2조1122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데 이어 올 3분기까지도 1조7576억원의 누적 순이익으로 통합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물론 채용비리 혐의에 대한 공판이 현재진행형인 것은 변수다. 법리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있고 ‘국민은행 채용비리’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봤을 때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으나 재판 진행 중 인사를 발표해야 하는 만큼 관계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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