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에로쑈핑·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 총집합매장면적 절반은 신선식품 위주로 집중배치 소비자 니즈 충족 콘셉···마트와 할인점 결합첨단 디지털 장치 장착 안내로봇 트로이 선봬
지난 몇 년 동안 온라인 성장에 따른 고객 이탈 현상으로 대형마트 업계는 침체기를 겪고 있다. 업계1위 이마트 역시 마찬가지다. 2년 전부터 정 부회장은 역성장기에 접어든 이마트의 효율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부진한 매장은 철수하고 신규 점포 확장은 중단 시켰다. 대신 소비자가 몰리는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트레이더스’와 ‘PK마켓·일렉트로마트·노브랜드’ 등 전문점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이마트의 효율화 작업을 끝낸 그는 또 한 번 실험 정신을 발휘해 ‘미래형 할인점’이라는 콘셉트로 30개월 만에 이마트 신규점포를 오픈했다.
새로 문여는‘의왕점’의 가장 큰 특징은 마치 큰 쇼핑몰의 군더더기를 쏙 빼고 압축해 놓은 것처럼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츠만을 모아놨다는 것이다. 이마트 앞에 ‘대형마트’라는 명칭대신 ‘할인점’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 부회장은 지금껏 그가 공들여 만든 전문점들을 이곳에 총집합 시켰다. 이마트 일렉트로마트(400평), 삐에로쑈핑(250평) 데이즈(200평), 부츠(30평) 등이다. 이마트 매장면적 3000평(지하 1,2층) 가운데 절반(지하1층)을 전문점에 할애했다.
전체 매장면적의 절반인 지하 2층엔 마트가 들어서 있는데, 이 역시 기존 대형마트 틀에서 벗어나 새롭게 구성했다. 소비자 재 구매 빈도가 높은 식료품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마트 면적은 대형마트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식품·생활용품·전자제품 등 다양했던 상품 구성도 식품 위주 ‘슈퍼마트’ 콘셉트의 매장으로 바꿨다. 전문점이 모여있는 지하 1층엔 ‘컬처라운지’를 새롭게 도입, 서적과 카페가 합쳐진 편안한 독서공간을 마련했다.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체험요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 역시 “물건을 많이 팔려고 생각하지 말고 고객이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말하는 정 부회장의 뜻이 강하게 담겨있다.
편리한 배송과 결제 시스템으로 온라인 쇼핑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단순히 장보기 위한 목적으로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주말에 온가족이 하루종일 다양한 체험을 즐기고 다양한 식사공간이 마련돼 있는 대형 쇼핑몰에 들렀다가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구입하는 식의 소비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이에 정 부회장은 동네 슈퍼나 편의점보다는 신선식품을 다양하게 구성한 슈퍼마트 매장을 만들고, 소비 타깃층이 분명한 전문점을 한 곳에 모았다. 한마디로 소비자 니즈를 100% 만족시킨 매장을 선보인 것. 물론 4차 산업을 대비한 최첨단 시스템은 기본이다.
아날로그 방식을 대표하는 종이 대신 디지털 장치를 장착시켜 전자가격표시기로 대체했다. 27인치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를 접목한 인공지능 기반의 안내로봇 ‘트로이(Tro.e)’도 들여놨다. 트로이는 신뢰를 뜻하는 스웨덴어 ‘tro’에 이마트를 뜻하는‘e’를 조합한 이름이다. 이 로봇은 매장내 입점 상품 안내를 책임진다. 상품이 진열된 곳까지 자율주행으로 안내하는 에스코트 기능과 간단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있다.
또 의왕점은 온-오프라인 유통 융합의 시대에 맞춰 매장 배치 단계에서부터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업무환경으로 꾸몄다. 매장 내 물류동선과 점포 영업 등을 감안해 점포 영업과 동시에 온라인을 통한 점포 배송의 시너지를 높여 급속히 성장하는 온라인 수요에 대응해 나가기 위해서다.
이두섭 이마트 개발담당 상무는“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트렌드에 발맞춰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혁신이 필요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할인점은 미래 오프라인 마트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며“개성 있는 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운 이마트 전문점과 할인점을 결합하고 디지털 쇼핑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이마트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쇼핑경험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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