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 광주신세계 자진 상폐 제안 비상장 전환 시 지배구조 개선 수월 전망 공개매수 시 1100~1200억원 자금 필요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지난 2일 광주신세계에 “신세계-이마트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정용진-광주신세계’ 연결고리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15년째 계속 되고 있다”라며 “하지만 상장된 기업에 대해 인위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할 경우, 삼성, 현대차와 같이 시장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때문에 광주신세계는 공개매수를 통해 비공개 회사 전환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그 뒤에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주주 간 이해상충을 예방하는 합리적인 방법이라 생각한다”라고 질의서를 보냈다.
그간 신세계그룹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사업영역 및 지분 정리작업을 지속해 왔다. 지난 2011년 기존 ㈜신세계가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으로 인적분할을 시작으로 꾸준히 지배구조를 개선해 왔다. 2016년에는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보유한 백화점과 이마트 지분을 맞교환하기도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근래에도 지속됐다. 지난해 11월엔 광주신세계가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 광주점을 ㈜이마트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에선 광주신세계의 사업부 조정이 시작됨에 따라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의 ‘분리경영’을 골자로 한 신세계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이에 정용진 부회장의 52.08% 보유 중인 광주신세계의 지분 변동에 집중하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과 신세계가 63.5%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대형마트 등을 운영하는 이마트는 정 부회장이, 백화점·면세점사업을 하는 신세계는 동생인 정 사장이 맡는 계열분리를 완성하기 위해선 광주신세계는 신세계로 지분이 이동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분석이다.
또한 정 부회장은 신세계에 광주신세계 지분을 매각,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18.2%)을 증여받을 때 상속·증여세에 낼 가능성이 높다.
광주신세계가 상장사일 경우 매각 가치를 산출 과정에서 신세계 주주들과의 이해관계가 충돌 할 수 있다.
앞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엘리엇에서 가처분 소송을 통해 합병비율에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일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합병 계획 발표 당시엔 ISS가 합병안이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해 보인다며 합병 반대를 권고했고 엘리엇 역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결국 합병비율이 현대글로비스에 유리하게 산정됐다는 시장의 의견 때문에 합병안이 철회되기도 했다.
이에 KB자산운용은 광주신세계를 비상장사로 전환해 주주간의 이해상충을 방지할 것을 제안했다.
광주신세계를 비상장사로 전환할 시 자본시장법에 따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지분 95%를 확보해야 한다. 신세계가 31.5%를 추가매입하면 조건을 충족하게 된다.
통상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를 할 경우 20~30% 프리미엄을 적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7일 종가 기준(17만9000원)기준 공개매수 규모는 1100억~ 12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신세계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742억원으로 자금력도 충분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광주신세계가 주주환원 정책이 부족한데다 주가 상승도 지지부진하기에 공개매수가가 적정하다고 판단된다면 소액주주들의 불만도 적을 것이라 전망했다.
증권가 관계자는 “광주신세계는 현금이 쌓이고 있지만 수익에 대한 배당성향은 낮은 편”이라며 “장기적으로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원하는 사람의 경우 매도를 하지 않겠지만 통상 소액주주들의 경우 30%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으면 주식을 내놓는 경향이 높다. 때문에 회사가 의지만 있다면 비상장사 전환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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