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 있고 박진감 넘치는 대구FC 경기에 맛을 들인 엔젤에게는 뜸을 들이지 않는 선 밥을 먹은 느낌의 경기였다. 몸값 못한다고 욕먹는 중국 선수들과 오십보백보였다.
프로 선수가 자신의 몸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지만 부상을 피하면서 국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태극마크에 대한 예의임에도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전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언론들의 전 근대적인 기사도 경기력에 일조했다. 우리가 원했던 것은 재미있는 경기였는데, 마치 전 국민이 우승을 원하는 것처럼 보도하여 벤투 감독의 가슴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축구는 의외성이 높은 경기라 약팀에게 질 수도 있다. 축구 강국 독일은 월드컵에서 예선 탈락하고도 감독에게만 책임을 묻지 않는 의연함을 보여주며 축구 선진국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축구협회는 판정으로 이기는 아웃복서보다 패하더라도 화끈한 인파이터를 보고 싶은 국민 정서를 전달했어야 했다.
패배를 통해 얻은 것도 있다. 아시아 최고 선수를 보유했다고 팀마저 최고인 듯한 착각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객관적으로 이란과 일본은 우리보다 한 발 앞서 있다. 자존심 때문에 억지로 같은 반열에서 비교하지만 자국민들의 축구 열기와 인프라는 우리를 능가한 지 오래다.
본가에 불이 난 손흥민에게 큰집의 부역 강요는 더 이상 국민정서와도 부합되지 않는다. 특정 선수의 무차별적 차출 또한 제한시켜야 한다. 혹사로 인한 선수 생명 단축을 제도적으로 방지해야 한다. 전술 또한 특정 선수 의존형에서 팀전술 강화 형태를 구사하여 일부 선수들의 부진과 부상이 팀 성적에 직결되는 축구 후진국형 구도를 탈피해야 한다.
카타르에게 졌다고 질책하는 것은 아니다. 축구 경기는 언제든지 질 수 있다. 하지만 극도로 위축된 경기 운영은 눈높이가 높아진 국민 정서에 닿지 못했다.
엔절이라서 다행이다. 우리는 대구FC 경기를 보며 마음을 치유하고 눈을 씻을수 있기 때문이다. 3월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대구FC엔젤클럽 안상영 엔젤(광진종합건설 대표이사)
뉴스웨이 강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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