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국민연금 ‘10% 룰’ 예외 적용 불가 입장 밝혀규정 개정도 어려워···他 기관투자자와의 형평성 감안
29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이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로 유지한 채 적극적 주주권 행사 여부가 가능한지를 확인하고자 ‘10% 룰’에 대한 유권해석을 지난 25일 금융위에 요청했다.
미공개 정보를 통한 내부자 거래 후 단기 차익 시현을 막고자 마련된 10% 룰은 회사 지분을 10% 이상 가진 투자자가 지분 보유 목적을 밝히는 규정이다.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꿀 경우 6개월 이내의 단기 매매차익을 해당 회사에 반환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현재 대한항공의 지분 11.56%를 보유해 최대주주인 한진칼(33.35%)에 이어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은 한진칼도 7.34%의 지분을 갖고 있어 조양호 회장 일가(28.93%)와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10.71%)에 이어 3대 주주에 올라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지난 23일 회의를 열고 이사 해임과 정관 변경 요구 등 경영 참여형 주주권 행사 여부를 두고 검토했지만 전문위원 중 절반 이상이 10% 룰을 이유로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반대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측은 기존의 주주총회처럼 이사 재선임 반대 등 국민연금이 소극적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면 경영 참여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10% 룰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결국 국민연금이 투자 회사에 대한 경영 참여를 하면서 10% 룰을 적용받지 않으려면 현재의 규정을 바꿔야 한다. 그러나 이 규정의 개정에 대해서도 금융위는 비판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규정을 완화할 경우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내부자거래 우려가 있고 국민연금 등에 대해서만 특례적으로 완화 기준을 적용하면 외국인이나 다른 기관투자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규정 개정에 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오는 2월 1일 회의를 열고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검토 의견을 바탕으로 오는 3월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이사 해임, 사외이사 선임, 정관 변경 등 경영 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을 행사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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