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위 스튜어드십코드 행사 부정적 기류KCGI, 소액주주·기관투자자 찾아 동분서주“대결로 경영진 교체 안건 통과 어려울 것”
이로 인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CGI의 보폭이 좁아졌다.
업계는 3월 열릴 한진칼 정기 주총에서 KCGI가 국민연금과 손잡고 현 대주주와 경영진들을 대거 교체할 것으로 관측했지만 수탁위 위원 반대로 사실상 힘들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KCGI가 소액주주와 기관투자자의 지지를 이끌어낼 경우 기존 요구사항을 관철시킬 수 있다.
25일 증권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위는 지난 23일 박상수 위원장(경희대 교수) 등 9명으로 구성된 주주권 행사 분과위원회를 열고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해 이사 해임이나 사외이사 선임, 정관 변경 등의 안건을 직접 제안하는 ‘적극적 주주권 행사’ 여부를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주주제안을 통한 이사해임, 사외이사선임 정관변경 요구 등 경영참여형 주주권행사에 부정적 의견을 많이 냈다.
총 위원 9명 중에서 2명만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에 찬성했고, 5명은 반대했다. 나머지 위원 2명은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참여 주주권행사는 반대하고, 한진칼에 대한 부분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에는 찬성했다.
의원들과의 의견 차이로 공은 기금운용위원회로 넘어갔다. 기금운용위는 이르면 이달 말 회의를 열고 한진그룹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현재로서는 기금운용위가 절반이 넘는 수탁위 위원들의 반대 의견을 뒤집고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강행하기에는 부담이 따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KCGI은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KCGI가 한진칼 지분 10.81%를 매입해 2대 주주의 권리를 확보한데 이어 한진 주식도 96만2133주(8.03%)를 사들이며 한진그룹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KCGI는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한진그룹 주식 약 2150억원을 사들였다.
국민연금 사실상 발을 빼면서 KCGI는 소액주주와 투자기관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FN가이드에 따르면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소액주주와 투자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각각 58.38%, 56.4%에 이른다.
반면 조양호 회장이 확보한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각각 28.93%, 33.13%를 바탕으로 내달 3월 열리는 한진칼 주총에서 경영권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주총에서 KCGI가 주장한 조양호 회장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해임, 사외이사 신규 선임, 정관 변경 등을 관철 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총이 얼마 남지 않아 표 대결로 경영진을 바꾸거나 주총안건을 관철 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한진그룹 오너십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에 지배구조 개선 등 제시하는 명분이 충분히 여타 주주들의 호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행동주의 펀드나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목소리를 내게 된 만큼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라며 “주주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만큼 주주 친화적인 정책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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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명환 기자
ymh7536@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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