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적자’ 상황 맞닥뜨리지도 않았는데대표브랜드 매각하고 직원 3분의2 구조조정본사에 고배당 현금 쏟아붓고 시장 철수 수순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최근 임페리얼 브랜드 매각과 동시에 직원 270여명(비정규직 포함)을 94명으로 감축하는 내용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곧바로 직원들과 일대일 면담을 통해 해고 여부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 발표 2시간 만에 “새로운 조직에는 당신의 자리가 없다”면서 사실상 해고를 통보했다는 것. 근속연수에 따른 법정 퇴직금과 단체협약에 맞춰 최대 69개월치 급여를 위로금으로 주는 조건이었다.
이틀 뒤 장 투불 페르노리카 사장은 혼란스러운 직원들에게 “이번 구조조정 실패시 한국시장서 철수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경영상 위기로 전체 사업 철수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으로 구조조정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것.
이에 노조는 전형적인 ‘먹튀경영 수법’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노조는 회사가 사실상 고액 배당을 챙기고, 회사를 파는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먹튀’라고 주장했다.
지난 3년간 ‘페르노리카코리아 임페리얼’ 법인이 프랑스 본사에 배당한 돈만 458억5000만원에 달한다. 2016년(2015년 7월~2016년 6월) 영업이익이 139억5000만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252억원을 배당했다. 2017년에는 91억5000만원을 전달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48억9000만원으로 급감했지만 115억원을 배당했다. 무리한 배당에 페르노리카코리아 임페리얼은 35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내기도 했다.
노조는 최근들어 위스키 시장 불황으로 인해 페르노리카의 실적이 악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극단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매년 꾸준히 영업이익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직원 3분의1만 남겨놓고 모두 내보내는 것은 한국에서 더이상 영업할 의사가 없기 때문이라고도 해석했다.
노조는 “경영난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지만 2015회계년도부터 프랑스 본사로 매년 배당금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이번 매각 결정은 오직 한국 근로자만을 희생시키는 이기적인 탐욕”이라고 주장했다.
주류 업계에서도 페르노리카코리아가 국내 판매 조직을 철수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18개월 뒤 ‘적자 전환’을 우려한다는 이유로 직원 3분의2를 서둘러 내보내고 대표브랜드를 매각한다는 것은 앞으로 한국에서 영업할 의사가 없다고 봐야하지 않냐”며 “철수 전 뽑아 갈 수 있는 현금을 미리 챙기려는 의도로밖에 비쳐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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