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국영기업 ATIC 소유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약 3조원 투입 설립된 회사···최근 적자 부침 겪어“현금 능력 100조원 삼성전자만이 인수 능력 있어”
26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는 삼성전자 경기 화성 반도체 사업장과 수원 5G 사업장을 찾는다. 이 부회장은 왕세제 일행을 직접 안내하는 한편 현장에서 회담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과 알 나흐얀 왕세제는 지난 11일 아부다비에서 만난 이후 2주 만에 마주 앉는다. 당시 두 사람이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협력을 논의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번 만남도 그 연장선에서 M&A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00조원에 이르는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 능력이 이를 뒷받침한다. 대규모 자금 중 일부가 UAE 국영기업 ATIC 소유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글로벌파운드리’로 향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기준 현금성 자산은 104조 2136억원이다. 현금 능력이 100조원을 넘어서면서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M&A 큰손으로 분류됐다. 국내에선 약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넥슨의 매각주간사인 도이치증권이 회사설명서를 삼성전자에 보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ATIC는 세계 3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의 지분 90%를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ATIC는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TIC는 2009년 21억달러(약 2조3494억원)를 투자해 미국 반도체 회사인 AMD와 합작으로 글로벌파운드리를 설립했다.
이에 비춰보면 100조원에 이르는 삼성전자의 ‘현금 곳간’은 인수에 무리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장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 30억8000만달러(3조 4455억원)에 영업손실 6억1300만달러(6857억원)를 기록하는 등 부침을 겪고 있다. 적자가 지속해 최근 싱가포르 공장 매각을 단행하기도 했다.
특히 김 센터장은 “자금 측면에서 글로벌파운드리를 일거에 인수할 수 있는 후보는 삼성전자와 중국 기업 SMIC”라며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쟁점 중 하나인 지적재산권 등에 대한 미국의 압력과 견제를 감안해 SMIC를 제쳐 두면 결국 삼성전자만 남는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면 시장 점유율이 23%로 치솟아 대만 TSMC(50.8%)에 이어 단번에 글로벌 2위 파운드리 업체로 떠오를 수 있다.
발걸음이 빨라진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도 M&A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초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경영복귀 1년이 넘었다. 최근 활발한 글로벌 경영행보를 보이는 등 본격적인 미래먹거리 찾기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2년 12월 부회장에 오른 이후 2016년 80억달러(8조9480억원) 투자로 전자장비 부품업체 하만을 인수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M&A를 추진하지 않았다. 하만 인수 후 이탈리아 전장 업체 마그네티마렐리 인수를 예고하기는 했지만 당시 구속되면서 M&A 작업이 중단됐다.
최근 이스라엘 멀티카메라 업체 코어포토닉스를 1억5500만달러(1740억원)에 인수한 것이 눈에 띄는 M&A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당 의원 17명과 만난 자리에서 “시스템반도체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이러한 발언이 대형 M&A를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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