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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실력이 나올때”···이재용, 중국 출장 승부수

[뉴스분석]“진짜 실력이 나올때”···이재용, 중국 출장 승부수

등록 2019.02.07 14:08

수정 2019.02.07 14:10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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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중국 설 연휴기간 중국 시안 반도체 현장 점검중국발 ‘반도체 굴기’ 파악 이후 본격 승부 던질 듯2014년부터 명절 연휴 이용···해외현장 경영 행보

“진짜 실력이 나올때”···이재용, 중국 출장 승부수 기사의 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설 명절 중국 출장을 소화하면서 최대 이슈로 떠오른 반도체 분야 현장 파악에 나섰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명절마다 집중하는 사업장에 방문한 점을 들어 중국 반도체 굴기에 전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했다. 이 부회장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간담회에서 반도체 경기 관련 질문이 나오자 “진짜 실력이 나올 때”라고 했던 발언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 유일의 해외 반도체 라인···‘반도체 굴기’ 맞대응 =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4일 중국으로 출국해 중국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시안에 있는 반도체 공장을 찾아 반도체 2기 라인 공사 현장을 살피고 연휴에 근무하는 임직원을 격려했다. 시안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 생산라인이다. 2014년 완공한 시안 1공장에 이어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70억 달러(약 7조9000억원)를 들여 2공장도 짓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시안 2공장이 양산을 시작하면 생산능력이 웨이퍼 기준 월 20만장으로 2배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의 귀국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중국 현지 법인 관계자들을 통해 반도체 관련 사업 현안을 보고 받은 뒤 향후 사업 전략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새해 첫 출장지가 삼성전자 반도체 주요 거래국인 중국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관세청이 발표한 ‘1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서 한국 전체 수출 비중의 21%에 이르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28.8%나 줄어들었다. 특히 지역별로 중국 수출이 같은 기간 22.5% 감소했다. 중국은 자국 기업을 지원해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중국제조2025’ 등 반도체 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명절마다 그때그때 집중해야 할 사안에 이 부회장이 출장길에 올랐다”면서 “반도체 분야에서 더욱 힘을 주겠다고 한 상황에서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중요 시점마다 ‘연휴 출장’ 돌파···공개 자체가 메시지? = 2012년 12월 부회장에 오른 이후 이 부회장은 줄곧 명절 연휴 기간에 해외일정을 소화했다. 부회장 취임 후 첫해인 2013년엔 일상적인 해외 출장 외에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지만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그해 6월18일 삼성전자 서울 서초 사옥을 찾아 이 부회장과 10시간 가량 만남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이 부회장의 경영 일선 참여와 존재감이 막 부각된 것도 이 시점이다. 삼성전자는 당시 갤럭시S7 공개 행사를 앞둔 상황이었다. 이 부회장과 저커버그의 만남은 실제 저커버그가 ‘갤럭시S7 언팩’ 행사에 연사로 등장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화려한 인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이후 9월에 이 부회장은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연휴 출장’ 동선을 넓혔다.

2014년 설 연휴에 미국을 방문해 현지 이동통신사와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당시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이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부자가 나란히 현지 경제계 지인을 만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2015년 설과 추석 연휴에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이 쓰러져 입원중인 삼성서울병원과 서울 한남동 자택을 오가며 조용히 연휴를 보냈다.

반면 2016년 설에는 미국에서 저커버그 CEO를 재차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 저커버그와 ‘인연’을 공고히 다지면서 애플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9월 추석엔 인도 출장길에 올라 모디 총리를 접견해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모디 총리를 만난 것은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등기이사’ 선임 이후 가장 눈길을 많이 끈 출장으로 인식됐다. 이 부회장은 당시 모디 총리에게 “삼성은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와 ‘디지털 인디아(Digital India)’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인도 정부와의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인도를 전략거점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1995년 삼성의 인도 진출 이후 ‘13억 인구’의 인도 시장은 삼성전자의 빼놓을 수 없는 요충지가 됐다.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만난 곳도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공장이며 이곳의 연간 휴대폰 생산규모는 1억2000만대 수준에 이른다.

재계 관계자는 “분초를 다투는 총수의 일정상 국내 업무가 비교적 조용한 명절 연휴에 주로 서구권에서 중요한 해외 출장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알려지지 않은 일상적인 해외 일정이 많지만 연휴에 공개하면서까지 출장길에 오르는 것은 그만큼 메시지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은 지난 2016년 9월 15일 추석 연휴에 인도를 찾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접견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은 지난 2016년 9월 15일 추석 연휴에 인도를 찾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접견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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