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부회장 설 연휴 출국 이후 UAE 왕세제 면담정부 차원 UAE와 반도체 인재·기업 협력 눈길“李, 靑 기조 발맞춰···기업·정부에 모두 긍정적”
실제 이 부회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를 잇달아 만나 반도체 현안을 공유한 후 UAE에 방문해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 왕세제 등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의 UAE행은 지난 11일 아부다비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Mohammed bin Zayed bin Sultan Al-Nahyan) 왕세제와 대화하는 사진이 지난 12일 왕세제 트위터에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UAE 공군 부총사령관이자 UAE 실 권력자다. 그는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에서 한국의 APR-1400 경수로를 선정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아부다비에서 왕세제를 만나 5G와 정보기술(IT) 미래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UAE 기업 간 협력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KOTRA 중동 보고서 “문재인 정부 UAE와 반도체 협력” 확인 = 당시 문 대통령과 UAE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상세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반도체 협력’이 성사됐음을 최근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펴낸 보고서에서 확인 가능하다.
KOTRA가 지난달 펴낸 ‘2019 세계시장 진출전략 Ⅲ 중동’ 보고서를 보면 한국 정부는 당시 문 대통령 방문에서 UAE에서의 방한 교육 지원 등을 통한 ‘반도체 인재 양성 협력’과 양국 반도체 기업 간 기술 구매·협력을 골자로 하는 ‘반도체 기업 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재 정부 차원에선 한국기업 전용 클러스터 조성과 반도체 기술 사업 연계를 주요 의제로 두고 있다. KOTRA 보고서는 “반도체와 로봇 등 한국 강점 분야의 기술교류와 투자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 보고서에서 UAE는 중동 국가 중 투자유치에 가장 탁월하며 가장 많은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국가로도 꼽혔다. 포춘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의 80%가 두바이에 진출해 있으며 ‘프리존’에는 2만여 개의 외국 기업이 입주해있다.
2018년 8월 기준 중동에서 한국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국가도 UAE(447개)로 집계됐다. 2위 사우디아라비아(246개)와 격차도 1.5배 수준이다. KOTRA는 UAE가 정보통신산업(ICT)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스마트시티 건설과 인프라 강화에 특히 집중하고 있는 등 국내 기업의 사업 강화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 부회장 청와대와 만남 후 UAE행···꿩 먹고 알 먹고? = 이러한 정부 차원의 움직임 감지는 최근 ‘대정부 스킨십’을 강화한 이 부회장의 행보와도 맞아떨어져 이를 연관 짓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연초부터 활발할 대외활동을 하며 정부가 내민 손길에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지난달 2일 문 대통령이 각계 인사를 초청한 신년인사회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10일에는 수원 삼성전자 본사를 찾은 이 국무총리를 직접 환대했다. 15일에는 청와대 초청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해 문 대통령과 재차 만났다. 당시 문 대통령과 산책에서 반도체 경기 관련 질문이 나오자 “진짜 실력이 나오는 때”라고 자신감을 드러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30일에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도 만났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라는 민간 기업 차원에서 여러 협력 방안을 논의하러 간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묘하게도 정부와 연결된 시점이라는 것도 지나칠 수 없다”며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반도체 사업이 국가 수출에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청와대도 높은 관심을 보여 UAE 방문이 이 부회장 입장에선 두 가지 면에서 모두 긍정적인 행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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