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대피 순현금자산 최대 10조원 높은 수준”“양사 지분 3%·2.6%로 말도 안되는 요구”
엘리엇은 지난달 27일에도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서신을 보낸데 이어 28일에도 현대자동차 주주에게 서신을 보냈다.
엘리엇이 보내 서신의 주요 내용은 자신들이 주장한 안건을 주총에서 도출시키기 위해서 주주들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엘리엇은 보통주 1주당 2만1967원, 현대모비스가 1주당 2만6399원을 배당하라는 안건을 올린 상황이다. 엘리엇은 “초과자본 상태인 현대차 재무제표를 정상화하고 지배구조를 개편하기 위해서 현대차 배당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현대차(5조8000억원)·현대모비스(2조5000억원)는 8조3000억원을 배당해야 한다. 양사의 지난해 순이익 3조5332억원보다 3.5배 많은 돈을 풀어야 한다는 뜻이다.
순이익보다 지나치게 많은 배당을 요구한다는 비판을 의식해 엘리엇은 “지난해 기준 현대차가 보유한 순현금자산(14조3000억원)은 완성차 경쟁사에 비해 8조~10조원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대차 주주들에게 보통주 1주당 2만1967원을 배당하는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 안건, 보수위원회 및 투명경영위원회 설치를 위한 정관 변경 안건, 기추천한 사외이사진 선임 안건 등을 찬성하는 내용으로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같은 주장은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이미 현대차가 대규모 배당을 실시하고 있어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조5081억원의 순이익에서 1조662억원(70.7%·배당성향)을 배당금으로 풀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1000억원이상 현금배당을 한 국내 모든 상장사 중 현대차는 배당성향이 가장 높은 기업이자 배당금 총액이 가장 많은 기업이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점을 들어 “엘리엇의 과도한 배당금 요구는 ‘주주자본주의’가 아닌 ‘조폭자본주의’가 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론 주주들에게 이익배당이 많이 돌아가는 것 같지만, 길게 보면 기업이 망하든 말든 현금을 털어가는 전형적인 ‘자본조폭’의 광기”라고 지적했다.
단기적 주주이익 늘지만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엘리엇의 주주제안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양사 이사회는 엘리엇이 요구한 배당금 수준이 과도하다는 점을 들어 거부 뜻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22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표결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 경영진과 엘리엇 측이 모두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주주를 설득하는 상황”이라며 “이들의 경쟁으로 현대차그룹의 주주환원 정책이 계속 강화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이어 “엘리엇이 보유한 현대차, 현대모비스 지분은 각각 3%, 2.6%에 불과하다”며 “엘리엇의 제안이 주총을 통과하려면 일반 주주들의 강력한 의결권 결집이 뒤따라야하는데 쉽지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유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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