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불확실한 시장, 조 회장 리더십 필요”국민연금, 사내이사 재선임안 반대표 던질 듯대한항공, 2년 연속 배당···우군 확보·주주친화
5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날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제57기 정기주주총회를 3월 27일 개최키로 했다. 아울러 조 대표이사 회장의 이사 연임안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주총 상정 안건을 결정했다.
이사회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 조기 정착,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의 성공적 서울 개최 등 대한항공의 주요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절대안전체제 유지 및 안정 경영을 통한 회사 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항공전문가인 조 회장의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이사회는 항공·운송 외길을 45년 이상 걸어온 조 회장의 항공 전문가로서의 식견은 대한항공 뿐 아니라 한진그룹의 주주가치 극대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재선임을 결정했다.
이번 안건으로 조 회장 재선임을 둘러싼 국민연금과의 표대결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대한항공 지분 구조는 조 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33.35%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11.56%로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은 한진칼에 제한적 범위에서의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키로 결정했지만, 대한항공은 예외로 뒀다. 하지만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는 소극적 주주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이를 염두에 둔 듯, 올해 240억원 규모의 배당을 결정했다. 보통주 1주당 250원, 우선주 1주당 300원씩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크지않다고 봤다. 지난해 유가 상승으로 인한 유류비 증가와 외화한산차손실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한 탓이다.
표대결을 가정하더라도 조 회장이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지만, 더욱 많은 우군을 확보해 안정적인 승리를 가져가겠다는 구상이다. 대한항공 정관에 따르면 조 회장이 재선임되기 위해서는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데, 조 회장 측이 국민연금보다 약 3배 더 많은 지분을 가졌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대한항공 보유지분이 없다.
지난달 발표한 중장기 비전에 따라 주주 친화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대한항공은 지속적인 이익 창출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배당 수준을 유지하고, 정기적인 기업설명회(IR) 활동으로 주주가치 제고와 소통강화를 약속한 바 있다.
이사회는 또 이번 주총에 임기가 만료되는 김재일 사외이사의 후임으로 박남규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박남규 사외이사 후보는 서울대학교 교수로, 전 세계 60여개 항공사들이 1945년부터 2010년까지 65년 동안 체결한 전략적 제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연구 등을 25년 이상 연구해온 글로벌 항공운송산업 전문가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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