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인 김용범 부회장은 자신이 직접 영입한 최 사장에게 인사와 조직 운영에 대한 전권을 위임하는 등 힘을 실어주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오는 2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제4장 제32조 ‘이사의 직무’ 중 대표이사 유고 시 직무를 대행하는 이사를 기존 부사장, 전무, 상무에서 사외이사가 아닌 이사로 변경하는 정관 변경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현행 정관은 부사장, 전무, 상무가 대표이사를 보좌하고 회사의 업무를 분장 집행하며 대표이사가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이사회에서 정하는 순서에 따라 직무를 대행토록 하고 있다.
이번 정관 변경은 기존 3개 이사 직위 외에 사외이사가 아닌 이사, 즉 사장 직위를 추가한 것이다. 사장 직위의 이사도 대표이사가 갑작스러운 사정이나 사고로 자리를 비웠을 때 직무를 대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메리츠화재의 대표이사인 김용범 부회장을 제외한 최고위 이사는 사장 2명이다. 윤리경영실장인 강영구 사장과 기업보험총괄인 최석윤 사장이다.
강 사장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재직해왔지만, 메리츠화재는 그동안 정관을 변경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최 사장이 선임된 이후에야 정관을 바꿔 직무 대행이 가능한 이사 직위에 사장을 추가했다. 최 사장이 김 부회장 유고 시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수행할 회사의 실질적 2인자가 된 셈이다.
보험 비(非)전문가인 최 사장은 김 부회장이 기업보험시장 공략을 위해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최 사장은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 한국 공동대표, 바클레이즈캐피탈 한국 대표,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한국 대표, 골드만삭스 한국 공동대표 등을 역임한 금융투자 전문가다.
김 부회장은 기업보험과 관련된 인사와 조직 운영에 대한 전권을 최 사장에게 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사장은 지난해 12월 기업보험부문 조직을 기존 기업영업1부문, 기업영업2부문 등 2개 부문에서 기업영업1부문, 기업영업2부문, 채널영업부문 등 3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또 상위사 DB손해보험 출신의 장홍기 기업영업대리점본부장, 노선호 스트럭처링(STRUCTURING)본부장 등을 잇따라 영입했다.
이번 정관 변경에 대해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정관을 메리츠금융지주와 동일하게 바꾸기 위한 한 것”이라며 “조항에 해당하는 이사는 등기임원으로 한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강 사장과 최 사장 모두 등기임원이 아니기 때문에 대표이사 유고 시 직무대행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메리츠화재의 사외이사를 제외한 등기임원은 김 부회장과 경영지원실장(CFO)인 이범진 부사장 등 2명이다.
그러나 메리츠화재와 같은 날 주주총회에서 유사한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의결하는 다른 손해보험사 현대해상의 얘기는 달랐다.
현대해상은 정관 제30조 ‘이사의 직무’ 중 대표이사 유고 시 직무를 대행하는 이사 직위에 사장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현대해상의 경우 기존 부사장, 전무, 상무 등 3개 이사 직위에 사장을 추가해 총 4개로 직위가 늘어난다. 올해 1월 1일자 정기 임원 인사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해상의 현행 약관은 부사장, 전무, 상무 등이 대표이사를 보좌하고 이사회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회사의 업무를 분장 집행하며 대표이사 유고 시 직무를 대행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대표이사를 보좌하고 직무를 대행하는 이사와 등기임원 여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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