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당국 규탄 기자회견 열어카드 수수료 역진성 해소 필요성 강조대형 가맹점 규제 위한 정책 도입 촉구
카드사와 매출 500억원 이상 대형 가맹점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 노조가 금융당국의 책임있는 행동을 촉구하고 나섰다.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와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13일 오후 2시 금융위원회 정문 앞에서 현대기아차의 카드수수료 갑질을 규탄하고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독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현정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카드사 노동자들이 구조조정 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다”면서 “금융당국의 책임없는 행태를 규탄하고 제대로된 역할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 수수료 개편안에 따라 중소가맹점의 수수료가 인하된 것과 같이 대형 가맹점 수수료 인상으로 수수료 역진성을 해소하는 것이 지난해 11월 발표된 카드 수수료 개선안의 핵심”이라면서 “최종구 위원장과의 만남에서 해당 내용이 개선안에서 빠진 것은 당연한 조치이기 때문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현대기아차와 카드사간 수수료 협상 과정에서 금융위가 오히려 합의를 종용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면서 “계약해지를 빌미로 삼은 재벌의 편을 들어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위는 여신전문금융법에서 규정하는 데로 대형 가맹점을 규제하고 카드사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카드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총파업을 비롯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카드사 노조는 3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금융위원회의 재발방지 대책 마련 ▲재벌 대기업의 사회적 채임 수행 ▲카드수수료 하한선(최저가이드라인) 제도 도입 등이다.
노조 관계자는 “앞으로 남아있는 통신과 항공, 호텔 등과의 협상 과정에서 우월적 권한을 이용한 행태가 반복될 것이 우려된다”면서 “현대기아차와의 협상 과정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금융당국의 책임있는 규제와 실효성 있는 제도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소가맹점의 카드수수료 상한선이 정해졌듯이 카드수수료 하한선 마련도 시급하다”면서 “수수료 역진성을 해소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또 영세·중소상공인의 수수료는 낮추고 재벌 가맹점의 수수료는 높이는 ‘차등수수료제’ 도입을 정책 대안으로 다시 한번 제시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8조의3(가맹점수수료율의 차별금지 등)에 따르면 대형신용카드가맹점은 거래상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신용카드업자에게 부당하게 낮은 가맹점수수료율을 정할 것을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양벌규정이 턱없이 약해 실효성이 없다는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카드사 노조는 기사회견문을 통해 “작년 4월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와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영세‧중소상공인들의 카드수수료는 낮추고 재벌 가맹점들의 카드수수료는 높이는 ‘차등수수료제’를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면서 “재벌 가맹점의 횡포로 비정상적으로 책정된 수수료율을 차등수수료제를 통해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신한카드는 현대기아차와 카드수수료 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말 카드사가 현대기아차에 수수료 인상을 통보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현대차는 수수료 인상을 제안한 카드사에 지난 10일 가맹해지를 통보했고 지난 8일 KB국민·현대·하나·비씨카드 등은 1.89% 수수료에 합의했다. 롯데카드와 삼성카드는 협상을 이어간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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