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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경영권 뺏긴 조양호, ‘질곡의 20년’

대한항공, 경영권 뺏긴 조양호, ‘질곡의 20년’

등록 2019.03.27 13:04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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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도입후 오너家 경영권 뺏긴 첫 사례회장 취임 20주년 앞두고 참패 시장은 후임에 ‘촉각’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70)이 27일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면서 지난 20년간 유지했던 대표이사 회장직을 박탈당하게 됐다. 조 회장 일가가 배임 혐의 및 갑질 행태 등으로 시장에서 신뢰를 잃은 데다 주주권행사(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여파로 주주들의 결정은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관심을 모았던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주주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지난 1992년 대한항공 등기임원에 오른지 27년 만에 이사진에서 빠지게 됐고, 회장직은 20년 만에 뺏기게 됐다.

이로써 조 회장은 국민연금이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이후 기업 오너가가 시장 반대로 경영권을 뺏긴 첫 사례가 됐다.

재계에선 조 회장의 연임 실패로 조만간 후속 경영진 인사가 나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후임은 3세 경영자인 아들 조원태 대표이사가 맡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회장 자리 변동은 없고, 다만 사내이사 연임에만 실패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대한항공 제57기 정기주주총회-조양호 대한항공 대표이사 경영권 상실 사내이사 연임 부결.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대한항공 제57기 정기주주총회-조양호 대한항공 대표이사 경영권 상실 사내이사 연임 부결.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조 회장은 오는 4월에 대한항공 회장 취임 20주년을 앞두고 있다. 지난 1974년 대한항공 입사 후 부친이던 고 조중훈 한진 창업주에 이어 1999년 4월 회장직에 올랐다.

이후 대항항공이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하는데 그의 경영 능력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올해 대한항공 창립 50주기를 맞아 조 회장의 경영 리더십이 조명될 시기를 앞두고 이날 주총 결과는 그에게 참혹했다.

회장 취임 전이던 1998년 4조5854억원이던 연간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12조원을 훌쩍 넘기며 3배기량 늘었다. 보유 항공기 대수는 113대에서 166대로 증가했고, 취항국가는 27개국에서 74개 늘었다.

2000년대 들어 미국 9·11 테러, 이라크 사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등 악재가 겹치면서 항공산업이 위기를 맞았을 때도 초대형 항공기와 보잉787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하며 회사 성장을 이끌었다. 그 결과 대한항공은 유수의 항공사들을 제치고 2004년부터 2010년까지 6년 연속 국제항공화물수송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했다.

2008년 첫 취항한 진에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줄긴 했지만, 저가항공사(LCC) 시장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해 해내며 대한항공과 시너지를 냈다.

대외적인 사업 성과에도 가족 경영은 실패했다는 말들이 많다. 지난 몇 년간 조 회장 일가는 ‘땅콩 회항’, ‘물컵 갑질’, ‘대학 부정 편입학’, ‘폭행 및 폭언’ 등으로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러한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주주들의 반발이 거셌다.

현재 조 회장은 대한항공 납품업체들로부터 기내 면세품을 총수 일가가 지배한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통해 중개수수료 196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는 등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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