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비 인상에 매출원가 비중 치솟아순익도 급감···올해 ‘내실경영’ 불가피
4일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2조422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해외 자회사와 지분법 평가손익을 제외한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59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국내 공장에 기반을 둔 사업만 따졌을 땐 적자를 낸 것이다. 기아차의 경우 지난해 별도 기준으로 392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분법은 계열사 실적을 보유한 지분 비율만큼 자사 실적에 반영하는 것으로 기업회계기준이 개정된 1999년 결산 때부터 적용됐다. 현대차 국내 사업이 지분법 도입 이후 영업적자를 낸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지분법 평가손익은 자회사를 비롯해 다른 회사에 투자한 지분이 있을 경우 피투자 회사의 손익 가운데 보유 지분만큼을 자사의 이익 또는 손실로 반영한 것을 말한다.
현대차 국내사업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전체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치솟은 영향이 크다. 매출원가는 기업의 영업활동에서 영업수익을 올리는 데 필요한 비용으로 제조공장에 들어가는 원재료 등이다. 2017년 78.4%였던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중은 지난해 84.3%까지 치솟았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출원가 상승은 재료비 인상 요인 때문”이라며 “기본적으로 매출액 대비 60%를 넘어서는 재료비가 5%포인트나 오른 영향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차 본사의 매출액은 43조1601억원으로 2017년(41조6048억원) 대비 1조5553억원(3.7%) 늘었다. 반면 매출원가는 2017년 32조6208억원에서 지난해 36억4034억원으로 3조7826억원(11.5%) 증가했다. 매출액 증가분보다 매출원가 증가분이 높아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은 1년 사이 2조2274억원이나 감소했다.
결국 사무직과 영업직의 인건비와 광고비 등이 포함된 판매비와 관리비는 고정비에 가까운 상황에서 매출총이익 감소분은 고스란히 지난해 영업 적자로 반영된 것이다.
현대차 본사의 지난해 연구개발(R&D) 비용은 2조5794억원으로 연결기준 연구개발비 2조7423억원의 약 95% 수준에 달했다. 현대차 전체 연구개발 비용이 대부분 본사에서 지출됐다. 아직 공장 가동률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 생산을 국내공장이 담당하는 것도 수익성 하락의 일부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대차는 “신흥국 통화 약세, 연구개발비 증가, 수익성이 낮은 친환경차 생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국내 사업의 순이익이 급감한 것도 제조공장의 경쟁력 저하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2017년 2조5000억원을 거뒀던 별도 기준 순이익은 지난해 414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 같은 영업적자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차는 출고 적체를 빚고 있는 팰리세이드 증산 등 고부가 차종을 앞세워 수익성 만회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팰리세이드는 노사가 이달부터 월 8500대가량 생산량을 늘리는 데 합의했다.
관련태그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