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조직 재정비 후 지분승계 착수상속세 분납 등 조 전 회장 지분 최대한 보존KCGI, 지분 15% 육박···추가 매입 여부 관심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5월 중으로 대한항공 등 핵심 계열사의 임원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인사와 관련해 알려진 세부적인 내용은 없지만, 조직 안정을 중점으로 소폭의 인사를 실시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조원태 회장은 조 전 회장 타계로 흐트러진 내부 전열을 가다듬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회장 취임 직후 부장급 이하 승진인사를 실시한 데 이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젊은 조직으로 변화하기 위해 넥타이를 매지 않는 ‘노 타이’ 근무를 연중으로 확대시켰다. 수익성 향상을 위해서는 일등석을 축소하는 좌석 구조조정에 나섰다.
조원태 회장은 임원인사로 조직 정비 작업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경영권 방어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시급한 사안은 조 전 회장의 지분 상속이다. 한진그룹은 한진칼을 통해 대한항공, ㈜한진 등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은 실질적으로 한진그룹의 총수 권한을 가진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달 24일 한진칼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지만, 미비한 지분율 때문에 실권을 행사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한진칼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조 전 회장과 특수관계자 지분이 28.93%다. 조 전 회장은 우호지분의 약 62%에 달하는 17.84%(우선주 제외)를 가진 최대주주다. 조원태(2.34%), 조현아(2.31%), 조현민(2.30%) 등 세 자녀의 지분은 각각 3%에 못 미칠 뿐더러, 삼남매간 지분격차도 크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당초 지난 1일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 대상으로 ‘총수(동일인)’ 지정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연기했다. 조 전 회장 사망 이후 조원태 회장이 새로운 동일일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공정위는 조원태 회장의 실질 지분율이 낮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주주 자리를 빼앗기는 최악의 상황도 거론되고 있다. KCGI는 지분을 빠르게 사들이며 1대주주인 조 전 회장과의 지분격차를 3%대 미만으로 좁혔다.
조원태 회장은 현재 지분 승계 방안을 마련 중인데, 선친의 지분을 최대한 보존해 최대주주 지위를 지키는 쪽으로 무게를 둘 것으로 관측된다. 2000억원대로 추정되는 상속세를 부담하기 위해 조 전 회장 지분을 일부 처분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상속세를 5년간 6회에 걸쳐 나눠낼 수 있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 전 회장의 지분이 세 자녀에게 어떻게 배분될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조 전 회장이 생전 남긴 유언이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인 점으로 미뤄볼 때, 조원태 회장에게 몰아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삼남매가 조 전 회장 지분 고루 나눠가지고, 두 딸의 상속지분을 조원태 회장 우호지분으로 남겨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경영참여 선언 이후 이렇다 할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 KCGI는 야금야금 지분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 3월 한진칼, ㈜한진 주주총회에서 ‘완패’를 당한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서며 경영권 장악 의도를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애시당초 장기 투자 관점에서 그룹 경영권에 도전한 만큼, 예고된 수순이라는게 시장의 분석이다.
KCGI는 지난달 말 기준 한진칼 지분 14.98%를 확보했는데, 조만간 지분을 추가로 매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때 4만4000원까지 치솟은 주가도 하향세를 타고 있어 매수 부담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미 KCGI가 자금 조달을 도울 기관투자자와 접촉을 끝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KCGI는 ▲KCGI 1호 ▲KCGI 1-1호 ▲KCGI 1-2호 ▲KCGI 1-3호 ▲KCGI 1-4호 총 5개의 합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각 합자회사는 그레이스홀딩스, 엔케이앤코홀딩스, 타코마앤홀딩스, 그레이스앤그레이스, 엠마홀딩스, 앰에스앤코홀딩스, 디니즈홀딩스, 캐롤라인홀딩스 등 여러 펀드를 거느리고 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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