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미칼·에어로스페이스 “검토 안한다” 입 모아지주사 ㈜한화, 15일 컨콜서 입장 밝힐 가능성주가급등 부담···공식 인수의사 발표 미루는 듯
한화케미칼은 8일 열린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과 관련해 검토하고 있는 바가 없고 향후에도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선다면 재무구조가 탄탄한 한화케미칼을 동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한화케미칼이 지난달 면세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이 같은 추측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한화케미칼은 “면세점은 연간 3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내던 사업”이라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항공기 엔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그룹 내 유일하게 항공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항공기 엔진, 기계시스템 등 항공 제조업과 업의 본질이 상이하며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 판단돼 인수를 생각해 본적이 없고, 인수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한화 실적발표에 집중되고 있다. 지주사로 그룹 방향성과 관련된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답을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해 말 기준 3553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현금성 자산은 한화건설 6819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362억원, 한화케미칼 2281억원 등이다. 이 자금을 모두 동원한다고 가정하면 1조5000억원 규모인데, 시장에서 추정한 아시아나항공 인수 대금 1조5000원대를 맞추는데 큰 무리가 없다.
일각에서는 한화그룹과 계열사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이유가 주가 급등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매각 발표 직후부터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상황에서 유력 대기업이 인수를 타진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히면 인수가격은 더 치솟을 수 밖에 없다.
한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오랜 기간 항공산업에 관심을 가져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직접적인 항공운송업 진출 의사를 내비친 것은 2017년부터다. 한화그룹은 청주국제공항을 모기지로 면허발급을 추진하던 에어로케이에 160억원을 투자했지만, 면허발급에 실패하자 투자금을 회수해간 바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의 면허취소를 검토할 당시, 한화그룹이 인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것도 맥락을 같이한다.
지난달에는 롯데카드 매각전에 돌연 불참하면서 실탄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롯데카드는 한화그룹이 눈여겨 보던 매물이다. 한화생명이 김 회장의 최측근이자 인수합병(M&A) 전문가인 여승주 대표이사가 새롭게 선임하면서 인수적에 공격적으로 참여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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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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