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전까지 유상증자를 실시하지 못할 경우 7년여만에 경영개선명령을 받게 된다.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이 100%를 넘어선 가운데 2년 연속 당기순손익 흑자를 기록하며 겨우 살려낸 경영정상화의 불씨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MG손보에 경영개선명령을 사전 예고했다.
MG손보는 적기시정조치 두 번째 단계인 경영개선요구에 따라 2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5월 말까지 실시한다는 내용의 경영개선계획을 지난 4월 3일 조건부 승인 받았으나 이행하지 못했다.
앞서 MG손보는 지난해 3월 말 RBC비율이 의무 충족 기준인 100% 아래로 하락해 금융위로부터 적기시정조치 첫 번째 단계인 경영개선권고를 받았다. 같은 해 9월 말까지 RBC비율이 100%를 상회할 수 있는 수준의 유상증자를 완료하겠다는 내용의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했으나 이행하지 못해 경영개선요구를 받은 바 있다.
금융위는 경영개선계획 이행에 대한 MG손보의 의견서를 검토한 뒤 이달 26일 정례회의에서 조치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MG손보가 기한 내에 경영개선계획을 이행하지 못한 것은 새마을금고중앙회, JC파트너스, 리치앤코 등 유상증자 참여자들이 참여 비율을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MG손보의 실질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외부 투자자를 모집해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 법인보험대리점(GA) 리치앤코와 유상증자 참여 방안을 논의해왔다.
유상증자가 확정되면 새로운 대주단인 우리은행이 과거 대주단으로부터 빌린 900억원 상당의 대출에 대한 리파이낸싱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새마을금고중앙회가 300~400억원 이상은 투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의견 조율이 지연됐다.
이미 MG손보의 유상증자에 수차례 참여해 2300억원가량을 쏟아 부은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더 이상의 대규모 투자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차훈 현 회장 선임 이후 신종백 전 회장 재임 당시 인수한 MG손보에 대한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13년 MG손보를 인수한 PEF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에 재무적 투자자(LP)로 참여한 실질적 대주주다. MG손보의 지분은 자베즈제2호유한회사가 90.23%, 새마을금고중앙회가 9.77%를 보유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13년 9월 200억원을 시작으로 2014년 6월 150억원, 2015년 3월 400억원, 2015년 10월 825억원, 2016년 718억원 등 2293억원의 유상증자 자금을 제공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어 300억원 규모의 MG손보 유상증자 참여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MG손보는 금융위 정례회의 전까지 유상증자를 실시하지 못할 경우 적기시정조치 마지막 단계인 경영개선명령을 받게 된다.
경영개선명령을 받으면 주식 일부 또는 전부 소각, 임원 직무집행 정지 및 관리인 선임, 6개월 이내의 보험업 전부 정지 등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게 된다.
MG손보는 전신 그린손보 당시인 2012년 경영개선명령을 받아 부실금융회사로 지정된 바 있다.
MG손보와 새마을금고중앙회 안팎에서는 참여 비율을 조율하는데 시간이 걸릴 뿐 유상증자 실시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위가 MG손보의 개선된 건전성, 수익성을 감안해 경영개선계획 이행 기한을 유예할 가능성도 있다.
한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참여자간 의견 조율에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MG손보의 건전성과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점을 고려해 일정 유예 기간이 부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MG손보는 지난해 2년 연속 당기순손익 흑자를 기록했으며 RBC비율은 100%를 넘어섰다.
MG손보의 지난해 12월 말 RBC비율은 104.2%로 6월 말 82.4%에 비해 21.8%포인트 상승했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07억원이었다. 2017년 당기순손익은 51억원 이익으로 전년 289억원 손실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다른 관계자는 “경영개선명령 사전 예고기간 유상증자 참여자들이 의견 조율에 성공한다면 퇴출을 피할 수 있다”며 “MG손보 내부에서는 이번 유상증자에만 성공한다면 본격적인 경영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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