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인베스트’와 주식매매계약 체결취득 목적은 ‘경영참여와 매각 실현’ ‘인력 부족’에 연내 추진할진 미지수 당분간 체질 개선 작업에 집중할 듯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14일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주식 2억1093만1209주(지분율 50.75%)를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다음달 중순에는 주식 매매 대금을 받고 소유권을 이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가격은 1조3606억3300만원이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지분을 담보로 산업은행으로부터 5000억원을 차입하고 사모집합투자기구 출자금 8606억3000만원을 합쳐 재원을 마련했다. 아울러 지분 취득 목적을 ‘경영참여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와 매각 실현’이라고 명시했다.
산업은행의 100% 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은이 재무구조조정 과정 등에서 취득한 출자회사 주식을 인수해 사업구조조정 등을 수행하고 신속하게 시장에 매각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회사다. 지난 4월 산은은 이사회를 거쳐 이 회사의 설립을 확정한 뒤 이대현 전 수석부행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이처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를 구축한 것은 부실기업 구조조정 기능을 줄여 국책은행 본연의 ‘혁신성장’ 지원 임무에 매진하겠다는 목표에서다. 정치 논리에서 벗어나 시장 원리에 입각한 구조조정을 실현하겠다는 목적도 있었다.
이번 움직임에 따라 외부에서는 대우건설의 매각 작업이 다시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간 대우건설의 매각을 시도해온 산은은 지난해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끝내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한 바 있다. 대우건설 모로코 사피발전소의 대규모 손실이 뒤늦게 드러난 탓이다. 이에 대우건설의 체질 개선과 자금회수가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의 핵심 업무가 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았다.
다만 대우건설의 매각이 연내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KDB인베스트먼트’가 아직 전문 인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현실적으로 거래를 완수하긴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체질 개선에 집중하며 시기를 저울질 할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앞서 이동걸 회장 역시 대우건설의 재매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왔다. 공언한대로 2~3년간 기업을 재정비한 뒤 값을 올려 매각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 이동걸 회장은 지난해 한 공식석상에서 “당시 국내외 대부분 기업체를 다 접촉하고 매각을 추진했음에도 실패한 만큼 더 이상의 잠재적 매수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라며 “대우건설 재매각에 대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경협이 가시화하면 대우건설의 유용성이 커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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