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손실 61억원으로 적자폭 확대야심작 ‘블랙보리’로 음료시장 공략생수설비 투자 종료 매출 견인 기대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트진로음료 매출은 7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2017년 40억에서 61억원으로,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25억원에서 5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5년 흑자 전환한지 불과 2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음료 사업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세종 공장 증설, 전사적 자원관리(ERP)를 위한 전산 투자, 신제품 개발과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부담이 늘어났다.
1962년생인 조 대표는 석수, 퓨리스 등 생수 사업에 국한된 하이트진로음료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조 대표는 웅진식품 재직 시절 ‘아침햇살’, ‘초록매실’, ‘하늘보리’ 등 수많은 히트상품을 탄생시키며 음료업계의 ‘미다스 손’으로 통한다. 2017년 취임 첫해 블랙보리를 출시하며 “우리 고유 대표 국민음료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조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하이트진로음료의 매출 비중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생수 사업군은 68%로 전년보다 13%포인트 하락한 반면 블랙보리, 토인워터 등 음료 사업은 19%에서 32%로 확대됐다.
하이트진로음료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음료 부문 매출도 44% 성장하면서, 3월 말 기준 음료 사업 매출 비중은 34%를 차지했다.
특히 조 대표의 야심작 블랙보리가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검정보리로 만든 이 제품은 출시 1년반 만에 6200만병 판매를 돌파했다. 국내 보리차음료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6월에는 청량감을 강화한 ‘블랙보리 라이트’로 라인업을 확대하며 올해 1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차 음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블랙보리 원료의 특성과 우수한 맛, 무카페인, 무설탕 등으로 세계 음료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회사 측은 판단했다. 현재 블랙보리는 해외 10여개국에 수출 중이며, 미국 유명 유기농 유통체인 트레이더조를 시작으로 세이프존 등 대형 마트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조 대표는 주력 사업인 생수 사업군도 한층 강화하며 시너지 효과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세종 공장에 페트라인을 증설하면서 석수 생산량(페트 기준)은 월 2300만개에서 3800만개로 대폭 확대했다. 약 65%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여름 성수기에 겪은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신규 채널 확장을 위한 결정이다. 장치 산업 특성상 생산량이 판매량으로 직결되는 점을 감안했을 때, 내년 석수 페트 제품 매출 성장률은 5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석수 출시 37년 만에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하며 생수시장 공략에 재시동을 건다. ‘살아 있는 사랑의 물’을 콘셉트로 한 BI와 패키지 전면을 새롭게 선보였다. 신규 거래선 확대로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며 점유율 8%를 목표로 한다. 현재 페트 제품의 경우 연간 2억6000만병(500mL 기준)을 판매하며 점유율 4%를 차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지금 같은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여 신제품 출시와 공장 설비 증설에 쓰인 초기 투자 비용을 금년부터 회수할 계획”이라며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을 구축해 외형 확대를 준비했고, 신규 대리점 230개 증가로 신규 유통 채널을 확보하여 비알코올 음료 사업 확대 준비가 끝났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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