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프리 챌린지는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친환경 캠페인입니다. 플라스틱 제품 사용과 일회용품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세계자연기금(WWF)과 제주 패스가 공동 기획했다고 합니다. 플라스틱 컵이나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는 대신 음료를 마실 때 텀블러와 머그컵 등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그 사진을 SNS에 올리며 다른 주자를 지목하는 형식의 릴레이 캠페인입니다.
사진 인증을 하게 되면 건당 1000원씩 적립되는데, 적립금은 기념 텀블러 제작에 사용되고, 또 이로 인한 판매 수익금은 제주패스의 환경 보전 활동과 세계자연기금(WWF) 기부에 쓰인다고 하네요. 루게릭 병 환자에게 기부하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롯데그룹에서는 송용덕 호텔&서비스BU장(부회장)이 첫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의 지목을 받은 송 부회장은 텀블러를 들고 인증샷을 남긴 다음 이원준 롯데그룹 유통BU장(부회장)을 지목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이영호 롯데그룹 식품BU장을 지목했죠. 이어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 조경수 롯데푸드 대표이사,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남익우 롯데GRS 대표이사,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등이 동참했습니다.
각 계열사 수장들이 참여하는 캠페인이다보니 회사 내부에서도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죠. 대표님의 캠페인 참여 사진을 SNS 뿐 아니라 언론에도 보도자료로 배포하며 홍보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캠페인의 속사정을 듣고 보니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캠페인이 이미 오래 전에 끝났다고 하더라고요. 지난해 11월 시작한 이 캠페인은 지난 1월 17일 목표를 달성했고, 주최 측은 캠페인을 목표 달성과 함께 끝냈다고 합니다.
이미 종료된 캠페인을 롯데 수장들이 릴레이 방식으로 이어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롯데 각 계열사 실무자들은 이 사실을 알았지만 대표들이 신이 나서 참여하는 모습을 보니 차마 이미 캠페인이 끝났다고 보고 하지도 못하고 속앓이만 했다고 하네요.
이 의미 없는(?) 캠페인은 마지막으로 지목을 받은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이사가 공식 페이스북에 인증샷만 남기고 더 이상 다음 주자를 뽑지 않은 채 마무리 했습니다.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가 종료된 터라 결과적으로 기부금 적립 등의 의미 있는 캠페인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릴레이를 펼치면서 사내 분위기 만큼은 훈훈했다고 하네요. 참여한 롯데 수장들도 아주 만족스러워 했다고 합니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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