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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의 ‘우보만리’···배터리 경쟁력 입증

삼성SDI의 ‘우보만리’···배터리 경쟁력 입증

등록 2019.08.01 13:13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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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3사 중 전지부문 유일하게 흑자중대형전지 수익성 개선 효과···시장 불확실성 해소‘외형성장’ 대신 ‘수익성’ 강조···공격적인 투자 지양추가증설 단행·안정적 경영환경 등 큰 폭 성장 전망

삼성SDI의 ‘우보만리’···배터리 경쟁력 입증 기사의 사진

삼성SDI가 올해 2분기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시장에서 제기된 배터리 경쟁력 우려가 해소되는 분위기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전지부문 흑자를 달성한 업체는 삼성SDI가 유일하다.

1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2분기 매출 매출 2조4045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의 영업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7.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9% 늘었다.

가장 두드러지는 부문은 전지사업이다. 삼성SDI는 전지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5.3% 성장한 1조821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구체적인 영업이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700억원 안팎의 영업 흑자를 거뒀을 것으로 추정한다.

삼성SDI가 전지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낸 주요 요인으로는 IT 등 소형전지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동시에,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중대형전지의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중대형전지 영업손실은 100억원대에서 80억원대로 적자폭을 줄인 것으로 관측된다.

경쟁사인 LG화학, SK이노베이션과는 상반된 성적표다. 같은 기간 LG화학은 전지 부문에서 영업손실 12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의 상황은 그나마 낫다. 배터리 부문에서 6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전년 동기(869억원 손실)보다 적자폭이 감소됐다.

이번 실적 발표로 그동안 시장에서 제기되던 삼성SDI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희석되고 있다. 삼성SDI는 물량공세보단,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경쟁사에 비해 보수적인 투자를 전개해 왔다.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외형적인 성장에만 목표를 두기보단, 시장을 리딩하는 차별화된 기술 확보로 수익성에 바탕을 둔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해외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거점을 잇따라 세우며 공격적인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급증하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다.

LG화학은 올 초 폴란드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중국 난징(1,2공장)과 미국 홀랜드에도 공장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지리자동차와 합작법인을 설립, 연말께 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국내 오창에 이어 구미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데 이어 미국 2공장 추가 건설도 검토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4분기에 헝가리 1공장과 중국 공장의 완공이 예정돼 있다. 올 초 착공식을 가진 헝가리 2공장은 2022년부터 양산이 시작된다. 미국 공장은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건설을 시작한다.

반면, 삼성SDI는 수주보단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며 신규 투자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울산과 헝가리, 중국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새 공장을 짓기보단 우량 수주 프로젝트에 대응하는 차원의 설비 증설을 단행하고 있다.

시장 우려를 잠재울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면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 흑자전환 시기는 앞당겨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4분기 손익분기점(BEP)를 넘어 2020년께 연간 기준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당초 예상보다 1년 당겨졌다.

권영노 삼성SDI 부사장은 “하반기 중 주요 고객들의 전기차 신규 모델이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페이스리프트, 풀체인지 출시가 예고된 만큼 매우 큰 폭의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잇딴 공장 건설로 조기 공급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조기 공급과잉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며 “만약 공급과잉 상황이 닥치더라도 업계 선도의 경쟁력과 오퍼레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양질의 수주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삼성SDI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설비 고도화와 추가 증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 30일 보유한 롯데첨단소재 주식 전량(100만주)를 처분하면서 2800억원 규모의 실탄을 확보했다. 회사 관계자는 “자금 활용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전기차 배터리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이 자금으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환경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경쟁사들은 기술 탈취 여부를 둘러싸고 국내외에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LG화학이 제기한 핵심기술 유출 관련 조사를 이르면 내년 10월께 완료할 예정인데, 결과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영업 활동에서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또 한국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향후 항소 여부에 따라 사태는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SDI의 연간 전기차 배터리 부문 성장률은 7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10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11% 늘어난 7924억원을 달성할 것”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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