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중단에 3일 연속 하한가펙사벡 효능 입증만이 살 길업계서는 재기 어렵다는 전망
8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 주가는 항암제 바이러스 ‘펙사벡’ 3상 임상시험 중단 권고가 공시된 지난 2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펙사벡은 우두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재조합하는 방식의 항암제로 최근 미국 내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이하 DMC)로부터 간암 임상 3상에 대한 무용성 평가 결과 임상 중단을 권고받고 임상을 조기 종료했다.
신라젠은 임상 참여자의 상당수가 펙사벡 외 다른 약물을 투여하는 '구제요법'을 처방받았고 이 과정이 임상시험 전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권혁찬 신라젠 임상총괄 전무는 "다른 약을 추가 투여한 구제요법이 시험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펙사벡의 약효 문제가 아닐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펙사벡의 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장에서의 신뢰를 잃은 것은 물론 펙사벡의 다른 임상 추진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단 신라젠은 이번 사태로 시장에서의 신뢰를 잃었다. 임상 중단 발표 이후 문은상 대표의 자사주 매입과 임상 중단에 대한 해명을 내놓았지만 떨어지는 주가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였다.
또한 간암 환자 대상 3상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도중 내부 임원이 자사 주식을 대규모 장내매도하는 하는 등 도덕성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회 이언주 의원(무소속)은 "신라젠 주가 폭락은 초대형 금융 사기사건"이라며 "신속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펙사벡은 간암뿐만 아니라 흑색종, 고형암종을 비롯한 다양한 암종으로의 적응증 확대를 목표로 임상을 진행중이긴 하지만 초기연구단계인 만큼 가치증명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또한 다른 신규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 파이프라인인 JX-970 역시 내년에나 임상 1상 돌입이 전망돼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절벽 끝에 몰린 신라젠은 펙사벡의 효과를 입증한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 신뢰회복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글로벌 임상 3상에 예정돼있던 잔여 예산을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임상과 술전요법에 투입한다고 밝힌 것도 신뢰 회복을 위한 배수의 진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라젠은 이번 임상이 중단됐지만 다른 임상에서 펙사벡의 효능을 입증해야한다”며 “임상을 진행하면서 사회적인 신뢰도 회복을 해야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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