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일 예비입찰···공식참가 애경·KCGI 뿐일부 대기업 투자설명서 검토후 철회하기도연내 매각 가능성 낮아져···정부, 대기업 희망가치보다 높은 구주價···흥행부진 유도할수도LCC 분리매각-구주 조건완화 등 차선택 불가피금호산업 "많은 기업서 IM 받아···흥행할 것"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올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공식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애경그룹과 사모펀드 KCGI 뿐이다.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SK와 한화 등은 사업성을 검토한 뒤 철회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항공업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증권)은 9월3일 예비입찰을 실시한다. CS증권은 입찰 참여 의향을 밝힌 잠재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 Information Memorandum)를 배포한 후, 기한에 맞춰 구주 매입가격과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할 신주에 대한 투자금액을 제시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투자설명서를 배포한 지 약 한 달이 흘렀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공식적으로 인수 희망 의사를 밝힌 곳은 애경그룹과 KCGI 2곳이다. 비공식적으로는 GS그룹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인수 추진을 위한 자문사를 선정했다.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은 다른 대기업과의 공동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약 2조원대로 추산되는 인수자금 부담을 낮추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공동인수 대상을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게 재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진칼 2대주주인 KCGI는 최근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가하기 위해 IM을 받아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예비입찰에 참여하겠다고 공포했지만, 사모펀드는 단독 입찰이 불가능하다. KCGI는 다수의 기업들과 접촉하며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까지 구체화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애경그룹과 KCGI 외에 일부 대기업에서도 CS증권에 IM 송달을 요청했지만 여전히 내부적으로 인수 추진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거나, 인수전 불참으로 노선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예 IM을 받아보지 않은 기업도 상당수다.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던 한 대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IM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다”며 “내부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전혀 추진하고 있지 않고, 예비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악화는 매각전 흥행을 부진하게 만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1240억원의 적자를 냈다. 일본행 노선 보이콧 움직임이 장기화되는 등 대외적인 악재가 산적하면서 3분기 전망도 좋지 않다. 항공 여객 수요가 포화되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내 매각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목소리는 더욱 확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국적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대기업에 매각해야 한다는 기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애경그룹이나 KCGI 주도의 컨소시엄으로 넘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예비입찰을 치루더라도 주체에 따라 유찰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재계에서는 분리매각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분리매각은 채권단이 연내 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분리매각 공고를 내면 예비입찰과 적격 예비인수자(숏리스트) 선정까지 한 달 가량 걸릴 전망이다. 숏리스트 기업들은 다시 한 달 간 자금조달 여력 등 재무실사를 거쳐 본입찰을 거치게 되고,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정밀실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르면 12월께 완료될 것으로 추정된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 매각전은 더욱 길어질 수 있다.
채권단이 매각 방식을 바꾼다면 아시아나항공 2대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이 지분 가치 희석에 대한 반발 등으로 연내 매각은 성사하기 어렵다. 또 변경된 매각 조건에 따라 IM을 다시 제작하는 만큼, 매각 일정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된 당시보다 더 조용하다”며 “예비입찰 이후 매각전 흥행여부를 정확히 판가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대는 높지 않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대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장기화를 무릅쓰더라도 매각 방식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구체적인 기업명을 공개할 순 없지만, 상당히 많은 기업이 IM을 받아 갔다”며 “예비입찰 등에도 다수의 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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