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창, 금호석화 등 특수관계인 입찰 참가 불허SK그룹 공동계열사 금호미쓰이화학 적격성 논란한화·롯데, 여수페트로 지분 얽혀···특수관계로 볼 여지박찬구 회장 겨냥 발언일 뿐···대기업 배제 가능성 희박
29일 재계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미쓰이화학은 금호석화그룹과 SK그룹 두 대규모 기업집단에 공동으로 소속돼 있다. 금호미쓰이화학은 금호석화와 일본의 미쓰이화학이 50대 50으로 공동 출자한 법인으로, 지난 1989년 3월 출범 당시 금호석화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미쓰이화학은 SK그룹의 SKC 폴리우레탄 사업부와 50대 50 공동 출자해 MCNS(미쓰이케미칼&SKC폴리우레탄)을 설립했다. 미쓰이화학이 금호미쓰이화학 지분 50%를 MCNS에 출자하면서, MCNS는 SK그룹에도 편입됐다. 실질적인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MCNS의 100% 자회사 MCNS재팬이 금호미쓰이화학 지분 50%를 갖고 있다. 다시 말해 금호미쓰이화학은 금호석화의 자회사이면서, SKC의 증손자회사인 셈이다.
박세창 아시아나IDT사장은 지난 25일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을 대변해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진성매각인 만큼, 그룹이나 특수관계인들은 어떤 형태로든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금호석화는 입찰에 (컨소시엄 등)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할 수 없다”며 콕 찝어 말했다.
유력 원매자로 꼽히는 SK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입찰전 참여를 두고 적격성 논란이 제기된 배경이다. 더욱이 박찬구 회장은 이시모리 히로타카 부사장과 함께 금호미쓰이화학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어 이 같은 우려는 가중되는 모습이다.
한화그룹과 롯데그룹도 금호석화와 지분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 부적격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수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제품의 하역과 안전관리를 맡는 여수페트로는 금호석화가 지분 22.20%, 금호석화 100%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이 20.2%, 롯데케미칼이 27.2%, 여천NCC 25.4%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여수페트로는 2006년 한국산업관리공단을 비롯해 산단 입주기업들이 세운 회사다. 최대주주이던 산단공은 2009년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이 때 금호석화와 금호피앤비화학, 여천NCC, 롯데케미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인수에 나섰다.
롯데케미칼을 롯데그룹 화학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고, 여천NCC는 한화케미칼과 대림산업이 50대 50으로 공동 출자한 회사다. 여수페트로는 40% 이상의 지분을 가진 금호석화그룹으로 편입돼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잠재적 인수 후보인 한화그룹, 롯데그룹 등과 지분 관계가 얽혀있는 만큼 특수한 관계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재계 안팎에서는 박세창 사장의 발언이 금호석화와 관계를 맺은 기업들을 모두 배제하겠다는 의도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다. 대신 아시아나항공 2대주주인 금호석화가 인수전에 관심을 갖지 않길 바라는 취지일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금호석화 측에서도 박세창 사장의 발언의 취지를 어느정도 이해한 모습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박세창 사장이 주장한 내용들은 사실이 아니지만, 금호석화의 인수전 참여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수준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언급했다.
더욱이 박삼구 전 회장과 박세창 사장은 아시아나항공의 몸값을 최대치로 올려 구주를 되도록 비싼 가격에 팔아야 하는 입장이다. 금호석화와 특수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이유로 대기업들을 인수전에서 완전히 제외하기는 쉽지 않다.
재계 한 관계자는 “많은 대기업이 입찰에 뛰어들수록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이 흥행할 것”이라며 “금호석화와 지분 관계를 가지고 있는 기업의 인수전 참여를 저지한다기 보단, 박찬구 회장의 움직임을 묶어두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산업은 지난 25일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을 통해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전량을 매각한다는 공고를 냈다. CS증권은 인수의향서를 받고, 늦어도 9월 중순께 적격 예비인수자(숏리스트)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10~11월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확정하고 12월에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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