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실거래 신고···“전국 임대시장 정책 마련 가능할 것”

임대 시장 투명 과세·임차인 보호 강화는 긍정적

다양한 유형 임대인에 대한 개별 제도 적용 난제

시장 교란 우려도 제기···양성화 위한 초반 당근책 必

오피스텔·고시텔 제외···임대시장 당장 어려움 없을 듯

전월세 시장 투명성 재고를 위한 법안이 발의돼 올 하반기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신고 의무가 없어 조사가 어려웠던 전월세 시장에 대한 장기적 정책 마련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전월세 시장을 양성화해 임차인 보호와 임대인 소득세를 강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다.

다만 음성화된 시장을 수면위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도기적 문제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임대인의 소득세가 증가하면서 세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할 수 있고 이로 인한 임대시장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책 안착을 위한 유인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난 26일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월세 신고 의무화를 골자로 한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국토교통부와 검토·논의를 거쳐 마련된 것으로 이르면 올해 말쯤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오는 2021년부터 전월세 거래도 매매거래와 같이 실거래가 신고가 의무화 된다.

이에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월세 시장이 양성화로 임대시장 투명성 확보와 소득세 양성화는 긍정적”이라며 “특히 지역별 전월세 시장의 움직임을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정책 마련이 가능해 진다”다고 말했다.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존에 없던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 투명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참신한 정책이라고 본다”며 “이로 인해 조세 확보는 물론 임차인들의 보증금 반환 문제 등이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도한 정부 정책이 시장을 더 교란시킬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임대인의 늘어난 세부담으로 인한 조세저항 가능성이 있고, 과세된 조세를 임차인에게 전가해 단기적으로 임대료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경제에서 정부가 정책 규제로 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는 신고제를 통해 세수를 확보하려는 측면이 더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현일 교수는 “임대인의 유형이 다양하고 이미 신고를 했던 사람들과 해야할 사람들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지는 난제”라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성실하게 신고를 이행하는 임대인들에게 세부담을 줄여주는 등 당근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미 임차인 보호 제도가 시행되고 있고 개정안 적용까지 1년 정도 유예기간도 있기 때문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번 개정안에서 임대시장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고시원은 사정권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큰 점도 이유로 꼽혔다.

함영진 랩장은 “고가의 전월세나 중전세나 보증금을 지킬 수 있는 확정일자 및 임대료 소득공제를 위한 경정청구 등의 제도가 있기 때문에 제도 시행에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라며 “특히 고시원이나 오피스텔은 이번 제도에서 포함되지 않고, 내년 입주 물량이 이미 확보 돼 있다는 걸 고려하면 당장 임대시장에 문제를 가져오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