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제개혁연대가 낸 논평에 따르면 DB그룹 계열사인 DB손해보험, DB생명보험, DB하이텍, DB금융투자 등은 지난해 11월1일부터 2개월간 총 29억3000만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그룹 지주사격인 ㈜DB에 지급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 거래가 회사기회유용에 해당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DB는 지난 2017년 6월 ‘DB’ 상표권을 출원하고 이후 각 계열사들이 임시주주총회 등을 열고 상호를 모두 DB로 변경했다.
각 계열사들이 상호를 변경하면서 사용하게 된 상표는 모두 ㈜DB가 상표권을 출원했고 계열사들이 ㈜DB에 상표권 사용료를 지급했다는 것이 경제개혁연대의 지적이다.
특히 DB그룹의 주력계열사로 그룹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76%)을 차지하는 DB손해보험은 ㈜DB가 수취하는 상표권 사용료의 81%를 부담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DB손해보험이 직접 상표권을 개발·출원했다면 이러한 불필요한 부담을 줄여 회사에 상당한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DB는 김준기 전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부사장과 친족이 지분 39.49%를 보유하고 있어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에 해당한다.
공정거래법은 ‘회사가 직접 또는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를 통하여 수행할 경우 회사에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기회’를 특수관계인이 일정 규모 이상의 주식(상장사 30% 이상)을 보유한 계열회사에 제공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하게 귀속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DB그룹의 상표권 거래는 회사기회유용에 해당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는 DB그룹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공정위는 대림산업이 그룹의 호텔 브랜드(GLAD) 사업기회를 특수관계인 회사인 APD에 제공하고 이후 계열사가 APD와 유리한 조건으로 브랜드 사용거래를 한 행위를 적발해 제재한 바 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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