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만기’ 우리은행 펀드 손실 98.1% KEB하나은행 DLF도 ‘원금 절반’ 잃어시민단체 소송 제기···“원금·이자 배상”금감원, 합동검사 후 분조위 개최 예정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민단체 금융소비자원과 법무법인 로고스는 이날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담당 PB(프라이빗뱅커) 등을 상대로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 ‘DLF 계약 취소’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건수는 KEB하나은행 3건(원금 16억원), 우리은행이 1건(4억원)이다. 이들은 각 은행이 소비자에게 원금 전부와 함께 상품 가입일부터 최근까지의 이자를 배상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상품 구조와 판매 과정에 일반인이 용인할 수 없을 정도의 사기 요소가 담겨 있어 계약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법무법인 측은 설명했다.
문제가 된 DLF는 주요 해외금리에 연계된 파생상품이다. 이 상품은 기초자산인 금리가 만기까지 일정 구간에 머무르면 연 3.5~4%의 수익을 보장하나 기준치 아래로 내려가면 손실을 보는 특징을 지닌다.
일례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연동한 우리은행의 상품은 금리가 –0.2% 밑으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4~5%의 수익이 나는 구조를 띤다. 반면 금리가 –0.3% 이하면 원금의 20%, -0.4% 이하는 40%, -0.5% 이하 60%, -0.6% 이하는 80% 등의 손실이 발생하며 –0.7%를 하회하면 원금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
실제 우리은행의 DLF 중 지난 19일 만기가 돌아온 상품의 손실률은 60.1%로 확정됐으며 26일 만기도래한 펀드 역시 98.1%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특히 26일 만기 상품은 논란 이후 사실상 원금 전액 손실이 확정된 첫 사례다.
우리은행 DLF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수익률을 산출하는데 그 수치가 –0.511%에서 –0.527%, -0.619% 등으로 점차 하락하면서 손실 규모가 커지고 있다. 가령 1억원을 투자했다면 약 190만원만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독일 국채 금리가 한때 반등하면서 DLF 손실이 축소될 것이란 기대감도 흘러나왔으나 독일 제조업 침체 등으로 인해 한동안 금리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취급한 상품도 이날 처음으로 만기가 돌아왔으며 잔액 10억원에 대한 손실률은 46.1%로 정해졌다.
이 상품은 미국 이자율스와프(CMS) 5년물 금리와 영국 CMS 7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펀드로 만기 때 두 금리 중 어느 하나가 기초가격의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손실이 나는 구조를 지닌다.
당초 KEB하나은행의 DLF는 원금의 절반 정도를 잃었지만 쿠폰금리(3.3%)와 운용보수 정산분(0.36%)이 반영되면서 손실이 소폭 줄었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와 KEB하나은행을 대상으로 DLF 관련 합동검사를 진행 중이며 이르면 다음달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에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불완전판매가 입증되면 금융회사는 최대 70%의 배상책임을 지고 판매를 용인한 CEO도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은 “이들 은행은 상품의 위험요소와 상품 구조의 복잡성을 설명하지 않고 안전 자산인 것처럼 해 소비자에게 가입시켰다”면서 “서류에 대해 설명을 하지 않은 것은 물론 허위 기재와 서류를 교부하지 않는 등 기만행위를 한 만큼 계약 취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분별한 고위험 상품 판매를 허용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의 책임도 엄밀히 물어야 한다”면서 “다음달 중으로 이들에 대한 형사고발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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