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조 부채에도 직원 월급 3년새 2000만원 증가”2009년 이후 4번째 급여 반납하기도···효과는 ‘글쎄’양수영 “연봉 인상은 가이드라인내에서 이뤄진 것”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석유공사 등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관련 기관 국감에서 “석유공사는 매년 평균 2조원대 사채를 발행하면서 직원 월급은 3년새 평균 2000만원 증가했다”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의 총 부채는 17조500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2287%에 달한다. 2008년 5조원 수준에서 해외자원개발 사업 실패 여파 등으로 계속 늘어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도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직원 평균연봉이 24.4% 인상됐다”며 “올해 공기업 36곳 직원의 평균연봉 예상치를 웃돈다”고 비판했다. 직원들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2016년 7200만원, 2017년 8200만 원, 2018년 8500만원, 2019년 9000만원 수준으로 증액됐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1조1595억 원의 손실과 2287%의 부채비율을 기록하면서 부실공기업으로 전락했다. 이로 인해 양수영 석유공사 사장은 지난 3월 ‘비상경영계획’을 발표하면서 올해 부채비율을 1200%로, 내년에는 500%대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회사 부실에 대한 책임을 공유하기 위해 3급 이상 임직원이 임금의 10%를 반납키로 했다. 양수영 사장은 임금 50%를 반납했다. 석유공사의 급여 반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이후 2~3년에 한번 꼴로 급여 반납을 시행했다.
석유공사는 2009년 3급 이상 209명의 급여를 직급에 따라 2~5%씩 자진 반납했다. 4년 뒤인 2013년에는 임원과 1급 이상 직원 26명이 2013년 경영평가 성과급(총 7억원)을 반납하고 부장급 이상 252명이 2013년 임금 인상분(총 5억원)을 반납했다.
2016년에도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직원의 총 연봉을 전년 대비 10% 반납(102억원 절감)했다. 또 해외근무수당과 특수지 근무수당도 30% 감축(26억원 절감)하기로 했다. 실제로 직원들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2014년 8100만원, 2015년 7600만원, 2016년 7300만원으로 점차 줄여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석유공사는 성과급 반납을 통해 경영성과 향상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에너지 공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처럼 급여 반납 카드가 연례행사처럼 시행되면서 직원들의 피로감만 높일 뿐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급여 반납 이듬해 임금을 인상, 반납분 일부를 보전하는 일이 반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임원 경영평가 성과급과 팀장급 이상 임금인상분 반납을 시행한 석유공사는 이듬해 직원 평균보수가 1000만 원 가량 올랐고, 사장 연봉은 6000만 원 이상 증가했다. 또 2016년 임직원 연봉의 10%를 반납한 석유공사는 이듬해 직원 평균보수가 1000만 원 가량 늘었다.
한편 이와 관련 양수영 석유공사 사장은 “연봉 인상은 가이드라인(지침) 내에서 이뤄진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양 사장은 “더는 부채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고 지급보증도 없을 것”이라며 “해외자원 개발 자회사들이 손실을 보고 있지만, 차입금 이자를 못 갚을 정도는 아니다. 조금씩 수익을 내고 있고 차입금도 조금씩 갚아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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