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회장 추도식 참석한 사장단과 점심 식사“지금의 위기 미래를 위한 기회” 메시지 전달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경기도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을 찾아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과 함께 선대회장의 추도식을 진행했다.
이 부회장은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이동했고, 홍라희 전 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 등은 검은색 카니발 밴 차량을 타고 선영을 찾았다.
삼성 임직원 가운데선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사장, 고동진 사장, 김현석 사장 등 전 계열사 사장단 50여 명이 선영을 찾아 참배했다.
이 부회장은 오전 11시30분 사장단과 함께 오찬을 함께 하며 이병철 선대회장의 ‘사업보국’ 창업이념을 기렸다. 이 부회장이 삼성 사장단 전체가 모인 자리에 참석한 것은 사장으로 승진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사장단 오찬에서 “추도식에 참석해주신 분들께 저희 가족을 대표해 점심 대접을 하고 싶어 자리를 마련했다”며 “안팎의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흔들림 없이 경영에 임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답례했다.
이어 “선대 회장님의 사업보국 이념을 기려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며 “지금의 위기가 미래를 위한 기회가 되도록 기존의 틀과 한계를 깨고 지혜를 모아 잘 헤쳐 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추도식은 삼성 직계 가족과 계열사 사장단 등만 참석해 철저한 보안 속에 조용히 진행됐다.
재계에선 올해 삼성전자 50주년을 맞은 만큼 이 부회장이 별도 경영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주목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오는 22일 열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2차 공판을 앞두고 차분히 계열사 사장단에 감사의 뜻을 전달하는 것으로 추도식 행사를 마무리했다.
창업주의 손자인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 수감돼 참석하지 못했다. 작년에는 해외 출장 일정으로 추도식에 불참하는 대신 가족과 함께 며칠 일찍 선영을 찾았다.
이 부회장의 부친인 이건희 회장은 2014년 심근경색으로 건강이 악화된 이후 줄곧 불참하고 있다.
범삼성가인 CJ는 오전 9시가 넘어 이재현 회장과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등이 추도식 이전에 먼저 선영을 찾았다. CJ 측은 지난 2012년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이건희 회장 사이의 상속 재산 분쟁 이후 그동안 삼성 측과 따로 추모식을 치렀다. 오후에는 신세계, 한솔 등 범삼성가가 선영을 찾아 선대회장을 참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은 1969년 종업원 36명에 자본금 3억3000만원의 소기업 ‘삼성전자공업’을 창업하며 삼성전자가 성장하는 토대를 닦았다. 개인의 사리사욕이 아닌 공존공영 원칙을 강조한 ‘사업보국’을 경영이념으로 삼은 것은 유명하다.
특히 주위 반대에도 미래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할 반도체를 차기 사업으로 낙점해 오늘날 삼성전자를 있게 했다. 삼성전자는 1996년 세계 최초로 1기가 D램 개발에 성공, 메모리 반도체시장에서 주도권을 장악한 후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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