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남규 부회장, 세대교체 위해 용퇴여승주 사장 단독대표이사 체제로
선배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여 사장은 국내 보험시장 포화와 저금리 장기화로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회사를 다시 일으켜 제2의 도약을 이끈다.
한화생명은 2일 차남규 부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에 따라 여승주 사장 단독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차 부회장과 여 사장은 올해 3월부터 한화생명 각자대표이사를 맡아 왔다. 차 부회장은 대외업무, 여 사장은 대내업무를 주로 총괄해왔다.
차 부회장은 세대교체를 통한 새로운 경영환경 조성을 위해 임기를 4개월여 남겨 두고 용퇴를 결정했다. 오는 2022년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고 보고 역량 있는 후배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주기로 했다.
1954년생인 차 부회장과 1960년생인 여 사장은 각각 1979년, 1985년 한화그룹에 입사한 6년 선후배다.
차 부회장은 한화그룹이 한화생명의 전신 대한생명을 인수한 2002년부터 회사를 이끌어 온 산증인이다.
차 부회장은 2002년 한화생명 지원총괄 전무로 재직하다 2007년 한화테크엠 대표이사를 거쳐 2009년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2011년 2월 사장 승진과 함께 대표이사직 올랐으며 2017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9년여간 대표이사 4연임에 성공한 차 부회장은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장수 CEO다.
차 부회장 재임기간 한화생명은 총자산 100조원을 돌파했으며 국내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한화생명은 창립 70주년을 맞은 2016년 총자산 10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9월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총자산은 138조2954억원이다.
지난 2009년 설립한 베트남법인은 현지 18개 생보사 중 시장점유율 8위로 성장했다. 2009년 322억동이었던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2만1334억동으로 66배 이상 증가했다.
차 부회장의 용퇴로 단독대표이사가 된 여 사장은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한화생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여 사장은 한화생명 전략기획실장, 한화그룹 경영전략팀장,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을 거쳐 2017년 7월부터 한화생명 전략기획담당 임원으로 재직했다.
한화생명은 올 들어 저금리 장기화의 여파로 당기순이익이 절반 이상 급감하는 등 실적이 악화됐다.
한화생명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1~3분기(1~9월) 당기순이익은 1543억원으로 전년 동기 3854억원에 비해 2311억원(60%) 감소했다.
지난해 투자한 수익증권과 상장지수펀드(ETF) 등에서 대규모 손상차손이 발생했고 저금리의 영향으로 운용자산이익률이 하락했다.
여 사장은 2년여 앞으로 다가온 IFRS17 도입에 대비한 추가 자본 확충과 결산시스템 구축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국제회계기준이다. 이에 따라 자본 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반영한 신(新)지급여력제도(K-ICS)가 시행될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7년 이후 총 세 차례에 걸친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2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2017년 4월 5000억원, 2018년 4월 10억달러, 올해 7월 5000억원 규모의 국내외 신종자본증권을 차례로 발행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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