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카카오 맞손···“시너지 확대”조원태 회장 강력한 의지 반영한 결과IT담당 임원 파격승진 시스템 도입 공들여여민수, 이종산업 협력강화로 시너지 기대
대한항공과 카카오는 경기도 분당구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양사 고객 가치 혁신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5일 체결했다. 대한항공과 카카오는 앞으로 고객들에게 플랫폼, 버십, 핀테크, 커머스, 콘텐츠, 디지털 전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 1등 항공사와 정보통신기술(ICT) 선두 업체의 만남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진다. 두 회사 모두 “서로의 필요성을 느꼈고, 시너지를 내기 위해 협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약은 대한항공측의 제안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방식을 탈피하고, IT와 마케팅이 접목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인 것.
조 회장은 올해 4월 그룹 총수에 오르기 전부터 최신 IT 기술을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대기업 중 처음으로 IT서비스 시스템 전체를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21년까지 전사자원관리(ERP)를 포함한 모든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옮긴다는 계획이다.
화물부문도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4월 차세대 항공화물 시스템 '아이카고'(i-Cargo) 운영을 시작했다. 아이카고는 화물 예약·영업·운송·수입관리를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최근 단행한 임원인사는 IT 시스템 개혁에 대한 조 회장의 결심이 잘 드러난다. 조 회장이 총수에 오른 뒤 처음으로 단행한 인사인 만큼, 그의 경영철학과 방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됐다.
조 회장은 장성현 대한항공 정보시스템실장(전무B)와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본부장(전무B)를 부사장으로 파격 승진시켰다. 전무B에서 전무A로 승진하는 것이 맞지만, 2단계를 앞서나갔다.
두 명의 부사장 모두 시스템 통합(SI)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 임원 출신이다. 한진정보통신은 조 회장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 곳으로,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특히 장 부사장은 한진그룹 전반의 IT 시스템을 관리해 왔다.
혁신적인 IT 시스템을 도입하며 변화를 추진하는 한진그룹에 있어 카카오는 최적의 협력 파트너일 수밖에 없다. 카카오는 산업분야를 막론하고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건 신사업 분야에서 경쟁관계이던 SK텔레콤과의 지분동맹이다. 카카오는 SK텔레콤과 30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으로 포괄적 협력관계를 맺었다. 통신과 커머스, 디지털 콘텐츠 등에서 협력을 모색 중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플랫폼 기반의 공공, B2B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 대한항공 등 이종산업 기업과의 협력은 자사 서비스 기반 확대가 가능한데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편익이 확대될 수 있어 이득이다.
더욱이 대한항공와 카카오의 협력 분야 중 디지털 전환이 포함됐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카카오는 최근 사내독립기업인 인공지능 랩을 분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출범시켰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B2B 시장이 주된 사업영역이다.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i’를 기반으로 서비스형플랫폼(PaaS),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분야가 핵심 영역이다.
대한항공과 카카오는 고객이 원하는 항공권을 찾는 과정에서부터 결제, 체크인, 탑승에 이르는 전 과정이 모바일 환경에서 더욱 편리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카카오의 계열사들이 보유한 콘텐츠를 대한항공 기내 주문형비디오오디오(AVOD) 시스템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커머스 플랫폼 협업과 함께 양사가 보유한 상품의 판매 확대를 위한 상호 협력 등 구체적 방안도 협의하게 된다.
아울러 대한항공과 카카오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항공 산업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협력 방안도 모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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