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트벤처·투자은행·인수합병 경력직 충원‘퍼스트 무버’ 속도···“해외 판매 비중 늘린다”
삼성SDI는 지난 16일 전략기획(사업개발)과 프로젝트매니지먼트 경력직 충원에 돌입했다. 다음 달 6일까지 지원 서류를 받아 2020년 초부터 관련 업무에 힘을 내겠다는 계산이다.
전략기획 분야는 J/V(조인트벤처), 지분투자, M&A(인수합병) 관련 기업 분석과 가치 평가를 담당한다. 투자 필요성과 사업성 분석 역량이 요구되는데 삼성SDI는 지원자를 대상으로 IB(투자은행), 회계법인, M&A 경력을 주력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프로젝트매니지먼트는 ESS향 신규 개발 과제를 중점으로 수행하며 자동차 분야 실무 경험이 필수다. 두 모집분야 모두 관련 경력 8년 이상 학사(석사 6년 이상·박사 3년 이상) 지원 자격 요건으로 제한해 전문성을 중시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사업이 성장하면서 회사 임직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경력직을 수시 채용하고 있는데 그 규모는 비공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의 인력 채용은 ESS 등 신규 시장에 투자하겠다는 전 사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 경력 입사해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을 지내다가 2017년 3월 삼성SDI 수장으로 이동했다. 취임 초부터 스마트폰 등 중소형 배터리에 집중하던 사업구조를 ESS·자동차용 배터리 등 중대형 전지로 바꾸며 경영전략 재수립에 주력했다. 전 사장은 삼성그룹 내에서도 가장 ‘삼성전자 DNA’가 뚜렷한 인물로 꼽힌다.
특히 전 사장은 지난 10월 울산 사업장에서 열린 ‘특수 소화시스템’ 검증 행사에서 적극적으로 ESS 배터리 안정성을 설명하는 등 그간의 보수적인 태도를 벗어던졌다. 퍼스트 무버를 주요 실천 과제로 제시한 상황에서 사장이 직접 스킨십 강화 나선 것으로 재계는 해석했다.
전 사장의 달라진 태도는 삼성SDI의 성장 기로를 심도 있게 인식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실제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9조원을 돌파하며 2004년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올해 4분기 포함 최종 실적은 매출액 10조1913억원에 영업이익 4847억원 수준이 추산된다. 이는 매출액 11% 상승을 달성하지만 영업이익 32% 하락이 예측되는 성적표다. 업계에서는 올해 번진 ESS 화재 여파로 국내 수주가 많이 떨어진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내년에는 큰 폭의 실적 상승이 있을 것으로 점쳐져 삼성SDI의 인력 확보는 일찌감치 관련 투자에 대비한 밑그림으로 받아들여진다. 삼성SDI는 지난달 21일 BMW와 2021년부터 2031년까지 29억 유로(약 3조830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글로벌 ESS 수요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추산돼 추가 투자와 이에 따른 실적 반등도 거론되는 중이다.
삼성SDI는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ESS 시장은 매년 40% 성장하고 있다”며 “해외 판매 비중을 높여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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